[기자수첩] 보안성과 편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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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성과 편의성을 모두 놓치지 않습니다.”

보안 업체로부터 심심찮게 들리는 얘기다. 당연한 것 같지만 보안 분야에서는 솔깃한 말이다.

현업 실무자에게 보안은 업무를 보는데 거추장스러운 방해물로 여겨졌다. 사무실 도어록 옆, PC 모니터 한 귀퉁이, 공용 게시판 등 쉽게 보이는 장소에 비밀번호를 적어 둬야 한다. 포털 접속이나 모바일 메신저 이용을 위해 보안 우회 프로그램을 몰래 깔기도 한다.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는 보안 감사 때마다 부랴부랴 규정을 맞추기 위해 난리다.

허술한 보안 의식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보안 위협은 실체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업무 지연과 불편함 해소가 더 크게 다가온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하고 보안의식 개선을 주문해 봐야 보안 사고는 도돌이표다. 반짝 보안 강화로 불만과 불편함만 가중된다. 보안이 업무 걸림돌로 여겨지는 한 보안의식의 주체인 사람이 바뀔 리 만무하다.

업체가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말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정보 유출 방지, 외부 침입 차단 등에 필요한 보안성은 강화한다. 동시에 인텔리전스, 머신러닝(기계학습), 빅데이터 분석 등과 접목해 임직원의 업무 편의성과 생산성을 높인다. 그동안 `보안`이라는 것이 필연으로 불러일으킨 불편함과 업무 효율 저하에 대한 결별 통보로 들린다.

아직은 보안성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척점에 있는 두 요소를 절묘하게 섞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보안성과 편의성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보안 업계의 주장이 하루빨리 현실화되길 모두가 기대한다.

이용자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 보안은 업무 수행과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요소다. 지금까지 일어난 보안 사고가 그저 보안 규정이 미비하거나 솔루션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 그것이 바로 보안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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