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결과 여소야대로 정치판이 재편됐다. 새누리당은 충격에 빠졌다. 유권자는 집권 여당 새누리당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표로써 자만을 질타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국민의당이 창당되면서 야권 분열로 어부지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반 의석 확보는 물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까지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여권분열이라는 유리한 구도 속에서도 새누리당은 16년 이어온 여대야소 구도를 내줬다. 특히 공천 과정의 극심한 당내 갈등이 `민심 이반`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해 김무성 대표 등이 총선 패배 책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이로써 당내 친박, 비박계간 계파 갈등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유권자로 하여금 회초리를 들게 한 결정적 배경으로 집권여당으로서 미래 비전과 국정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지난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새누리당은 정책 경쟁에 나서기 보다 읍소와 사과를 거듭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현 정부 경제정책 핵심인 `창조경제`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어떻게 보완, 진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수출 대기업, 재벌 위주 경제 지원 정책에 집중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대안이 보이지 않았다.
야권은 이러한 새누리당의 경제 공약 허점을 집중 파고들었다. 지난 8년간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무능을 질타했고, 유권자는 결국 잃어버린 8년에 대한 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