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저렴한 원소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동소자에 적용할 수 있는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가 개발됐다. 가격이 높은 인듐을 사용하지 않고도 저가 원소로 인듐 성능만큼 낼 수 있다. 초고화질 TV, 스마트폰, 스마트시계 등 고화질 기기 가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문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은 저가·고성능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박막 트랜지스터는 TV, 휴대폰 등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미래형 디스플레이가 고해상도를 요구하면서 면적이 커지고 있는 추세에 따라 높은 전하 이동도를 가지면서 용액 공정이 가능한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가 주목 받고 있다. 전하 이동도는 트랜지스터 내에서 전하가 이동하는 속도로 이동도가 높을수록 트랜지스터 성능이 우수하다.
용액 공정으로 만들어진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는 일반적으로 전하 이동도가 낮다. 전하 이동도를 높이려면 가격이 비싼 희토류 원소인 `인듐` 도핑이 필수로 필요하다. 인듐은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응용소자의 핵심 부품인 박막 트랜지스터와 투명전극으로 이용되는 주성분이다.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비싸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했을 때 일어나는 용액 상에서 탄소나노튜브 간 응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가의 인듐 대신 값싼 금속인 리튬을 도핑했다. 탄소나노튜브가 친수성을 갖도록 산(acid) 처리해 용매에 잘 분산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개발한 산화아연 박막 트랜지스터는 전하 이동도가 28.6㎠/Vs다. 산화아연이나 산화아연에 리튬만 도핑한 것보다 각각 20배와 5배 향상됐다. 현재까지 고가의 인듐을 사용하지 않은 산화물 반도체 중 가장 높은 값이다. 전하 이동가가 높다는 것은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술로 인듐 없이 저가 원소만으로 이루어진 고성능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의 대면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인듐 도핑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는 대면적이 가능한 저가의 용액 공정을 이용해도 값비싼 인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단가 저가화에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로 개발된 공정 기술은 저가 용액 공정을 이용하고, 저가 원소만으로 구성된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가격은 인듐의 30분의 1로, 예를 들어 인듐이 100원이면 개발된 산화아연 박막 트랜지스터는 3원 수준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는 고성능 구동소자를 아주 값싼 가격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했다고 할 수 있다.
함문호 교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정질 실리콘이 지닌 소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금속산화물 기반 저가·고성능 박막 트랜지스터 개발은 고해상도화, 초저전력화, 저가화를 모두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스몰(Small)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실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