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수출 절벽`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고민이 깊다. 수출은 작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1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우리나라 수출 역사상 가장 긴 침체다. 4년만에 무역규모 1조달러가 붕괴된 것은 물론이고 올해 안에 회복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석유제품은 작년 10월 -50%에 육박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중국과 경쟁 심화로 조선·철강 업종 부진도 심각하다. 두자릿수 감소율은 예사이고, 40%가 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품목도 부지기수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올 1월 취임한 주형환 장관이 수출 회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현장 점검에 나선 배경이다. 주 장관은 대·중소기업과 품목을 망라한 현장 행보를 통해 장단기 대책을 수없이 쏟아냈다. 지난달 8개 수출 유관 기관장과 함께 산업단지를 찾아 기업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해법을 제시한 수출카라반은 정점이다. 덕분에 서서히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여전히 8.2% 감소했지만, 4개월만에 한자릿수 감소 폭을 기록해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수출 부진은 유가 하락과 과잉 공급 등 대외 영향도 있지만,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가 보다 근원적인 이유다. 각종 수출 지원 정책이 산업구조 개편 없이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산업부 산업 정책에 시선이 더 쏠린다.
오는 8월 시행되는 `기업활력 제고 특별법`은 과잉공급 업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한다. 여기에 전자·자동차 등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 정책이 더해질 것이다. 산업부 전략은 시의적절하다.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주 장관 특유의 추진력과 성과 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