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오큘러스 등이 잇따라 가상현실(VR) 기기를 출시하면서 시장이 뜨거워진다. 제대로 된 VR환경을 즐기기 위한 데스크톱PC·콘솔도 함께 필요해지면서 100만원이 넘는 비용도 예상된다. 국산 VR기기와 달리 프리미엄 VR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HTC 바이브가 5일 정식 출시된다. 지난달 국내 전자제품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제품을 공개한 프리미엄급 VR기기다. 예약 판매를 시작한 10일만에 1만5000대 주문을 돌파할만큼 기대가 높다.
HTC 바이브 돌풍에는 즐길 수 있는 다양한 VR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했다. 게임 플랫폼 스팀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HTC 바이브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도 이미 100여개 이상 확보했다. 일본 VR 게임회사와도 협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VR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VR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VR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HTC 바이브가 출시되면 지난 28일부터 배송을 시작한 오큘러스 리프트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 프리미엄 VR 기기다. 10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까지 출시되면 외산 `VR 삼국지`가 펼쳐진다. 오큘러스와 소니도 게임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산 VR 기기 또 다른 특징은 가격이다. 국산 기기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며 프리미엄 VR 기기 시장을 만들고 있다. HTC 바이브는 90만원대(799달러), 오큘러스 리프트는 60만원대 후반(599달러) 수준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VR를 45만원(400달러) 정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기기가 제공하는 VR 성능을 제대로 즐기려면 PC와 게임 콘솔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을 장착해 사용하는 삼성전자 기어VR나 LG전자 360VR과 비교된다. 업계에서는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 리프트에 맞는 데스크톱 PC를 구매하려면 최소 100만원 이상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데스크톱PC를 가지고 있다면 추가 구매가 필요 없다.
하지만 VR 기기가 예상보다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는게 업계 평가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에 필요한 플레이스테이션 본체(PS4)와 카메라를 합하면 50만원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VR 시장에서 외산과 국산제품이 직접 맞붙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저가 중심인 국산 VR 기기보다 높은 가격으로 프리미엄 성능과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VR 기기가 스마트폰과 함께 쉽게 활용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민다면 곧 출시할 외산 제품은 하이엔드급 성능을 자랑한다”며 “중저가와 프리미엄 VR 시장을 나눠서 공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C·오큘러스·소니 VR 기기 비교 (자료 : 업계 취합)>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