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A씨는 최근 정산금을 확인하고 눈을 의심했다. 정산금에서 상당한 금액 `품절 보상금`을 공제했기 때문이다. 해당 소셜커머스는 입점 당시 A씨가 동의한 판매 약관에 따라 판매자가 품절 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상금 탓에 수익이 크게 줄어든 A씨는 해당 소셜커머스에서 모든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상시 딜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한 고객에게 전화를 받았다. 특정 상품 재고가 남았냐는 전화였다. B씨는 물량 확인 후 품절로 안내하며 구매를 자제할 것을 안내했다. 정산금에서 품절 보상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고서야 블랙 컨슈머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온라인 쇼핑몰이 도입한 `품절 보상 제도`가 중소 입점 판매자를 괴롭히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가 고객에게 지급할 보상금을 전액 판매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물론 해당 제도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품절되면 판매 가격 30%를 지급하는 품절 보상 제도를 운영한다. 해당 보상금은 판매자 정산금에서 일괄 공제한다. 고객이 10만원 상품을 주문했다고 가정하면 품절 시 3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형태다.
한 쿠팡 입점 판매자는 “쿠팡은 모든 품절 보상금을 판매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며 “정작 상품은 판매하지 못한 채 보상금만 물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판매자 일각에서는 쿠팡이 현행 품절 보상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상품 당 판매 수수료, 서버 운영 수수료, 배송 지연 보상금에 품절 보상금 부담까지 전가하고 있어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자 정산금에서 품절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입점 당시 판매 약관에 명시한 만큼 판매자와 합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품절 보상금을 노린 블랙 컨슈머도 지속 늘고 있다. 의도적으로 품절 상품을 결제한 후 온라인 쇼핑 업체에 항의해 보상금을 챙기는 수법이다. 인기 시즌이 지나 품절 가능성이 높은 딜이나 상품이 주요 타깃이다. 품절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판매자에게 전화 문의를 하는 블랙 컨슈머도 등장했다.
소셜커머스 입점 판매자는 “판매 상품 수가 늘수록 품절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입점 판매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품절 보상제는 온라인 쇼핑 특성을 감안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오프라인과 비교해 단시간에 많은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쿠팡, 신세계 이마트몰을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 쇼핑 사업자가 품절 보상제를 운영한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