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넘어 선진국까지 검토
디지털 금융 재설계 수출 전략
5060세대 복합형 서비스 기획
내년 차별화 주담대 출시 예정

토스뱅크가 글로벌 진출을 공식화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3년 반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2막에 들어섰다.
이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개척, 액티브 시니어 공략, 주택담보대출 출시 계획 등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토스뱅크는 동남아 등 신흥국은 물론, 미국·영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선진국까지 진출 후보군으로 검토 중이다. 단순한 서비스 확장이 아닌 디지털 금융의 재설계를 수출하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선진국은 금융 시스템은 갖춰져 있으나 고객 경험은 여전히 디지털화되지 않았다”며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 은행들이 먼저 헙업을 제안하고 있고,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분 투자, 조인트벤처(JV) 등 다양한 형태로 진출 모델을 열어두고 있으며, 현지 규제와 고객 특성에 최적화된 해외 금융 모델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홍콩상하이은행(HSBC),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품 전략도 재정비한다. 내년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주담대는 수십년 간 유지되는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처럼 단순 금리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방식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신 포트폴리오 역시 확장한다. 개인·개인사업자 대출을 넘어 중소기업 대상 보증 기반 대출까지 확대해 리스크 관리와 상품 다변화를 병행할 방침이다. 또 토스뱅크는 특히 5060세대인 액티브 시니어층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단순 금융상품이 아닌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 복합형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토스뱅크 전략을 뒷받침하는 동력에는 기술 내재화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 인력의 55%가 개발자와 데이터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머신러닝·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내부 솔루션 대부분을 자체 개발했다. AI 기반 신분증 위변조 탐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8만장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해, 0.5초 만에 99.5%의 정확도로 위변조 여부를 감지한다. 이 밖에도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 리스크 예측 기술 고도화 등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흑자로 얻은 재원은 기술, 인력, 상품 혁신에 재투자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