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RC 사업, 중견·중기 참여 확대 앞두고 예산 `난관`

미래 디스플레이 분야 원천기술을 대학·연구소와 수요 대기업이 함께 개발하는 한국디스플레이연구컨소시엄(KDRC) 사업이 1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정부 예산이 삭감되면서 축소가 불가피해진 것.

KDRC 사업은 대학 전문 인력 양성 효과가 크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장비·소재 기업으로 대상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예산에 발목이 잡혔다.

사업은 미국 반도체연구협회(SRC:Semiconductor Research Corporation)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미국 반도체 업계는 매년 10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을 SRC에 출자하고 대학이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전문 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육성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요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요청·관리하기 때문에 연구 결과물을 거의 상용화하는 것도 강점이다. 부족한 원천기술 연구의 저변 확대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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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기업과 정부가 1대1 매칭펀드로 사업 예산을 꾸린다. 정부가 예산을 전액 지원하는 일반 사업과 달리 수요 기업이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 대기업과 정부가 함께 꾸린 예산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셈이다.

지난 2013년 반도체 업계에서 `미래 반도체소자 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SRC 모델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9월 디스플레이 분야 KDRC 사업을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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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5년 9월 18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KDRC(Korea Display Research Consortium)`를 출범했다. 디스플레이 산학연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5월 2기 사업 출범을 앞두고 KDRC 사업단은 프로젝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분야 장비·소재 등 후방산업 분야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후방 기업 대부분이 중견·중소기업이어서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입사 후 별도 교육을 충분히 지원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이 사업으로 후방 기업이 누릴 혜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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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예산이다. 사업에서 정부 예산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리하는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충당한다. 올해 디스플레이·반도체 분야에 지원하는 정보통신진흥기금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되면서 KDRC 지원도 위기를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이 없어진 정보통신진흥기금 대신 부처 일반 회계 예산으로 지원하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정부는 KDRC 사업을 2015~2019년에 기업 140억원, 정부 140억원을 각각 출자해 총 약 280억원 규모로 추진할 방침이다. 1차연도에 40억원을 투입한 가운데 2차연도에는 후방 기업 10억원, 정부 10억원을 추가해 총 60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예산 확보가 쉽지 않지만 인력 양성, 원천 지식재산(IP) 확보에 집중 투자하는 중국의 추격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병권 KDRC 사업단장(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디스플레이 후방산업인 장비·소재·부품 분야 중견·중소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면서 “중견·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정부와 기업이 공동 투자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부 R&D 사업 모델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KDRC 사업 개요 (자료: 산업부)

과제명: 미래 디스플레이를 위한 소재 및 소자 핵심기술개발

사업기간: 2015년 6월 1일~ 2020년 5월 31일

사업비: 280억원 (정부 140억원, 민간 140억원)

사업목적: 산업계가 요구하는 미래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초 원천기술 연구와 상용화 가능성 향상, 고급 인력 양성 촉진

사업내용: ①차세대 핵심원천과제 발굴 및 사업관리

②미래디스플레이 로드맵 개발(인력양성 연계)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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