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MC사업본부가 전략 스마트폰 `G5`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출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공격적 마케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G5가 최초로 모듈형 방식을 채택한 제품인 만큼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방송 프로그램과 출시 파티 등 G5 알리기에도 주력한다.
◇출시 앞두고 대규모 체험 마케팅
G5를 대하는 LG전자 태도가 범상치 않다. 31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더욱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객이 G5와 프렌즈를 알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과거 G시리즈 발표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21일부터 전국 주요 LG전자 매장과 이동통신 3사 매장에서 G5 체험 행사를 시작했다. 매장 수가 1500여곳에 이른다. 25일에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LG 플레이그라운드`를 오픈한다. 26일 여의도 IFC와 삼성동 코엑스, 31일 판교·신촌 현대백화점 등에 순차적으로 마련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플레이그라운드 체험존은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장소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그리는 스마트폰 생태계 확장 비전을 공유하는 복합 문화체험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동안 G5와 프렌즈 소개는 물론 다양한 문화행사와 공연이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31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강남에 있는 클럽 `옥타곤`에서 G5 출시 기념파티인 `드림 플레이어스 위드 G5 & 프렌즈`를 연다. G5 출시와 tvN 방송 프로그램 `드림 플레이어스` 론칭을 기념하고자 마련한 파티다. 장진 감독이 공연 총괄 디렉터를 맡는다. 일반 소비자 포함 2000여명이 참석한다. 드림 플레이어스는 28일 저녁 9시4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1회, 한 시간씩 4주 동안 방영된다. 출연진이 각기 다른 사연으로 G5와 프렌즈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공격적 행보로 G5 기대치 보여줘
G시리즈는 LG전자 대표 프리미엄 모델이다. 과거 G3, G4 출시 때에도 일반인 대상 체험행사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사 규모나 기간 등에서 이번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LG전자가 G5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대규모 체험 행사 이유는 명확하다. G5에는 기존 G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기능을 담았다. 모듈 방식과 프렌즈, 후면 듀얼 카메라와 올웨이즈온 기능 등은 직접 경험해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조 사장은 “G5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가치를 느낄 수 없는 제품”이라며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모듈방식 디자인 재미를 체험하도록 하는 데 마케팅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적 마케팅 행보 이면에는 LG전자의 절실함이 묻어 있다. LG전자는 2014년 G3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휴대폰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G4와 V10 등 후속 제품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2014년 3분기 1686억원에 달했던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이익은 2015년 2분기 2억원으로 내려간 데 이어 3분기에는 -7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438억원으로 적자폭이 개선됐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G5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시장 경쟁 치열
G5는 참신하고 독특한 기능으로 `혁신`과 `재미`를 동시에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발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7·S7 엣지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50여국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인도, 멕시코 등 18일까지 출시 국가를 100여국으로 늘렸다.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이후 G5와 글로벌 시장에서 대전을 벌인다,
5월에는 애플이 공개한 4인치 중저가폰 아이폰SE가 국내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폰SE는 40만~50만원대 중저가폰이지만 성능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6S와 맞먹는다. 아이폰6S에 아이폰5S 외형을 입힌 제품이다.
프리미엄폰인 G5와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는 타깃층이 다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출고가가 낮아지고 중저가폰이 확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폰SE가 G5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국내 온라인 사이트에는 벌써부터 G5와 아이폰SE를 비교하며 구매를 고민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LG전자는 자신감에 차 있다. 조 사장은 “이미 알려진 성능이나 기능을 가지고 가성비 높은 보급형 제품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갈 길이 아니라고 본다”며 “독특한 재미와 생활 가치를 제공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 제품엔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