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으로 알려진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과정이 국내에서도 시작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단국대 SW·디자인 융합센터, 한국IT융합기술협회는 국내 주요 대학, 일본 도쿄대 지식구조화센터와 이노베이션 렙(Innovation Lab) 등과 함께 디자인 싱킹을 방법론으로 구현한 `디.포럼(D.Forum)`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단국대 뿐 아니라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인하대·국민대 등 6개 대학이 참여했다.
디자인 싱킹은 미국 스탠퍼드대가 2005년 설립한 `디.스쿨`을 중심으로 확산된 혁신 프로세스이자 창의적 문제 해결론을 말한다. 현재 미국을 포함해 독일,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서도 디자인 싱킹 교육에 나선 상황이다.
단국대 SW·디자인 융합센터는 이달 16일부터 디자인사고 방법론과 IT·SW융합에 기반을 둔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디.토크(D.Talk)` 과정을 시작했다. 디.토크는 융합 교육프로그램으로 IT를 기반으로 SW에서 건축, 정책, 언론, 경영, 음악, 미술까지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실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주관기관인 단국대를 중심으로 용인시, 소프트웨어 기업 SAP와 IBM, SK텔레콤이 참여했다.
디.토크는 16일 `협업을 통한 혁신, 디자인 싱킹`을 주제로 첫 강의를 시작했다. 배순훈 카이스트 교수가 연사로 나서 `왜 디자인싱킹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배 교수는 “디자인 싱킹은 생각을 거쳐 정보를 줄여나가는 과정”이라며 “정보를 줄이면 정보가 구체화되고 해결책이 보이며 해결책이 보이면 추진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동기 부여와 차별화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어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융합 사고와 디자인싱킹 활용 사례를 설명했다. 형 대표는 스탠퍼드대 학생이 개발도상국용 인큐베이터를 만든 과정을 사례로 꼽으며 “공감과 배려 능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스탠퍼드 학생들은 개도국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포착했다. `핫팩`과 `주머니`를 이용해 인큐베이터를 만들어 결국 해법을 찾았다. 이날 강의를 들은 전영환씨(대학원생)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는 데 행정학에 디자인 싱킹을 응용할 분야가 많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포럼을 주도하는 김태형 단국대 교수(데이터 사이언스학과)는 “디자인 싱킹과 ICT를 결합한 한국형 모델을 구축해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디.토크는 글로벌 공동연구 기반 협업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일본 도쿄대 지식구조화센터와 이노베이션렙 혁신 프로그램인 이노베이션 스쿨(i.school)을 통해 문제 재발견에서 해결까지 전 과정을 공동으로 완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현장 경험을 통한 실전 워크숍 프로그램 `레츠디(Let`s D)`도 이달부터 공공, 디자인, 건축 등 분야별로 번갈아 있을 예정이다.
올해 시범 운영하는 디.토크는 6월까지 주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열린다. 호리이 히데유키 도쿄대 지식구조화센터장, 박성현 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이순종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 마동훈 고려대 언론정보대학원 원장 등이 강사로 나선다. 다음 강의는 23일 열리며 손일상 IBM 박사가 서울 여의도 IBM사옥에서 진행한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는 “빅데이터와 IoT, 클라우드 등 기술 융합과 더불어 타영역간 융합, 협력을 통한 가치의 연결이 중요한 시대”라며 “산학민관의 융합형 협업 프로젝트로 학생 외 경력단절 여성과 실버세대, 스타트업, 공공 등 다양한 계층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