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과 독일 바스프가 합작법인을 만들어 세계 폴리옥시메틸렌(POM) 시장을 공략한다. POM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 자동차와 전기·전자 및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된다.
코오롱플라스틱은 독일 바스프와 POM 생산 법인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을 설립했다고 16일 밝혔다. 합작사는 지분율 50대 50으로 코오롱플라스틱이 위치한 경북 김천에 세워졌다.
양사는 이곳에 5000만달러(약 596억원)씩 투자, 201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7만톤 규모 생산 시설을 신축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이번 합작으로 세계 최대 규모 POM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코오롱플라스틱 생산 능력은 6만톤으로, 합작사 물량이 더해지면 13만톤으로 늘어난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이날 또 합작사와 별도로 230억원을 투자, 추가 2만톤을 증설키로 결정했다.
모든 투자가 완료되면 연간 15만톤을 생산하는 POM 기지가 김천에 들어서게 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15만톤은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생산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작은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에서 합력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POM은 고강도·고탄성·절연성과 화학적 내구성을 지녀 자동차, 전기·전자제품, 소비재, 의학,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자동차 경량화 추세와 맞물려 자동차 부품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망한 소재이지만 진입 장벽이 높다. 대규모 투자비와 높은 공정 기술을 필요로 해 세계 10여개 기업만이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선발주자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셀라니스(티코나)가 24%를 점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일본 폴리플라스틱(22%)과 듀폰(20%)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에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는 각각 5~6%를 점유하는 수준이다. 양사 모두 선발주자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양사가 힘을 합쳐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규모의 경제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뜻이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바스프는 합작 공장을 가동하면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위치한 POM 공장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김천 공장을 생산 기지로 삼겠다는 뜻이다.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는 “두 회사의 강점이 더 강화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만들 것”이라면서 “코오롱플라스틱의 앞선 기술력과 기존의 인프라 효율성이 높아져서 괄목할 만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에 공급돼 각사 브랜드로 판매할 예정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코세탈(Kocetal)`이란 상품명, 바스프는 `울트라폼`이란 이름을 각각 쓰고 있다.
(자료: 씨스켐, 신한금융투자)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