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모바일로 가입이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가 관련 법 개정안을 고시한데다 금융사도 시스템 준비 막바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일임형 ISA 온라인 계약 체결 허용을 뼈대로 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홈페이지에 개시했다. 오는 26일까지 의견 개진 기간이 지나고 의견 수렴을 거쳐 4월 초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시행이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규정 개정안이 고시된 만큼 통상 이견이 없을 경우 금융위 의결을 거치면 이르면 4월 초부터 ISA에 한해 온라인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투자업체 준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자 준비 상황이다. 당초 금융위는 일임형 ISA 판매를 허용하면서 반대급부로 그간 불허하던 온라인으로 ISA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온라인 서비스 개시 시점을 금융투자업체 준비상황에 맞춰주는 조건이었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체에선 비대면 계좌개설과 ISA 판매에 이어 온라인 계약 체결까지 준비해야 해 여력이 많지 않지만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DB대우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현재 ISA 온라인 계약 체결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르면 이달 말 시스템 개발이 끝난다”고 밝혔다. 최대한 초기 판매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것이 증권사 전략이다.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점과 인력이 적은 증권사로서는 온라인 계약 체결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증권사 현장에 온라인 계약 때 만들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위는 본인 확인절차, 투자자 성향 분석, 5분 이상 동영상 교육 의무화, 투자자 성향별 2개 이상 투자 포트폴리오 제시,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방법과 위험도 설명 의무, 투자상품을 이해했다는 자필 확인을 대체할 문자 입력, 계좌 개설 신청 이후 3영업일 내 전화 확인 등을 의무사항으로 제시했다.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절차다.
동영상 교육 콘텐츠의 경우 금융투자협회 등이 일괄적으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은행과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사는 투자자가 끊김없이 매끄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불완전 판매를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금융사 시스템 개발 현장에선 온라인 가입 절차가 대면 계약보다 더 불편한 것 아니냔 불만도 나오지만 판매 시점을 앞당기는 데 초점을 뒀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본인 확인 절차를 비롯해 20문장 정도 글자 입력, 전화 확인 등 절차가 대면보다 오히려 까다롭다”면서도 “불완전 판매를 막자는 취지인 만큼 일정에 맞춰 투자자가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발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