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은 과실나무다. 무공해 청정에너지가 그 열매다. 한 번 심기만 하면 햇빛이 비추는 한 무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은 1992년 6월 리우 유엔환경회의에서 채택된 기후변화협약(UNFCCC)과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에 따라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감축에 뜻을 모았다. 한국도 2015년 9월 169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이 체결한 ‘파리협정’에 따라 정부가 나서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 신산업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대기업이 내년까지 약 8조원 이상 에너지 신산업에 투자하고 국내 에너지 관련 중소벤처기업도 동참한다.
태양광 발전은 풍력, 연료전지, 바이오에너지, 해양에너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설치가 쉽고 유지·보수가 간편한데다 수명도 20년 이상으로 길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태양광 발전은 전년 대비 28% 성장한 58GW에 달한다. 호황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중 중국 17.5GW, 일본 11GW, 미국 8.7GW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64%를 차지한다. 환경 문제가 심각하고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서 태양광 발전 성장이 두드러진다.
한국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태양광 발전이 계속 성장세다.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5년 8월 기준으로 한국 발전설비 용량은 95.8GW다. 이 중 석탄 25GW, 원자력 20GW, 가스 37GW며 태양광은 2.5GW였다.
태양광 발전 단가는 최근 하락세다. 2020년이면 석탄·가스와 대등한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태양광 발전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산업 전체에 거대한 밸류체인도 형성되고 있다. 한화케미칼·현대중공업·SKC솔믹스·LS산전 등 대기업군과 신성솔라에너지·OCI·광명전기·신화이앤이 등 중견·중소기업이 함께 ‘태양광 新시대’를 열고 있다. 인류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지구에서 효율성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에너지와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태양광 발전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개척해야 할 길이다.
◇수상태양광 전문 강소기업 ‘신화이앤이’
“건설 신기술로 지정된 수상태양광 IFS공법으로 경쟁력 확보”
주택 옥상이나 지붕, 옥외 주차장, 양지바른 산기슭…. 크고 작은 태양광 발전시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물 위에 띄우는 수상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사활을 건 기업이 있다. 국내에서 관련 신기술과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신화이앤이(대표 황성태)가 그 주인공이다.
경북 상주에 있는 오태·지평저수지. 이 곳에 세계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다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목격한 사람은 엄청난 규모에 잠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전체 설치 면적은 6만4000㎥(약 1만9000평). 웬만한 축구장 열 배 크기다. 2015년 10월 15일 LG CNS가 완공한 이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시공한 회사는 소수의 박사급 연구진과 태양광 개발, 시공 정예 전문가로 구성된 수상태양광 전문기업인 신화이앤이다. 매년 8600㎿h 전기를 생산, 24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거대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시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수상태양광 건설 신기술로 지정된 IFS공법이 큰 역할을 했다.
◇황성태 대표 인터뷰
-IFS공법이란 무엇인가.
▲수상태양광 시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 설계기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바람에 따른 하중과 수면 움직임을 정밀하게 고려한 기술이다. 단위 구조물을 반복 조립하면 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하게 시공을 마무리할 수 있다. 완구인 레고 조립 방식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신화이앤이 IFS공법은 2015년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 신기술로 지정받았다. 최초 수상태양광 구조물 기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시공이 간편하고 빠르다는 것은 이해한다. 내구성은 어떤가.
▲강한 바람이나 파도에도 견딜 수 있고 염분이 많은 바닷물에서도 부식되지 않는 고내구성·고강도 FRP 구조물을 사용한다. 구조물을 물 위에 띄우는 플로팅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 시엘테일인터내셔널 등 경쟁사에 비해 월등히 낫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풍동실험, 하중저항성능실험 등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검증했다. 바다와 저수지에 세계 최대 규모 시공으로 이론적·경험적 기술력도 축척했다.
-수상태양광의 어떤 점에 꽂혔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수상태양광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다. 국토 면적이 좁고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일반 태양광 발전소 건설 부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산을 깎아 부지를 만들려면 산림 훼손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전국에 저수지나 댐, 파도가 잔잔한 해안가 등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공간은 널려 있다. 전체 저수지 면적에서 최대 10% 이내만 사용하기 때문에 미관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볼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광차단 효과로 저수지 등 녹조현상을 완화하고 물고기 산란환경 조성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우려했던 수질오의 문제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육상 태양광 발전소에 비해 시공비가 더 들지 않나.
▲어느 정도 건설비가 더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육상 대비 수상용 패널, 계류장치 및 수면부유체 등이 추가되고 수상환경에 적합한 친환경기자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육상에 설치할 때보다 건설원가가 더 높아진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배려로 수익이 확보되고, 냉각효과로 인한 발전 효율이 육상에 비해 수상태양광이 10% 이상 더 높게 나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분석된다. 좀 더 효율적 시공기술과 구조물을 개발하면 수상태양광 건설비도 점차 줄여나갈 수 있다. 초창기 수상태양광 ㎾당 사업비용은 430만원이었다. 240만원 정도인 육상태양광에 비해 훨씬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270만원 이하로 내려왔고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다.
-수상태양광 사업 환경은 좋아지고 있나.
▲얼마 전 농어촌공사가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에 저수지점용료를 5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은 저수지점용료가 매출액 10%를 차지해 부담이 크다는 업계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정부도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에서 수상태양광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1.5로 부여하면서 업계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전라남도 영암호에 한국농어촌공사가 80㎿ 규모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을 공모할 예정이다. 대단위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 신호탄으로 보인다. 우리도 자체 신기술로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그간의 실적과 경험으로 해외에도 수상태양광을 설치하고자 일조량이 풍부한 동남아국가를 대상으로 사업성 검토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력수출에 올인하고 있는 라오스 정부와 수상태양광사업 개발 사업협약(MOU)를 맺는 등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에도 관련 사업을 제안 중이다. 특히 라오스는 한국 새마을 운동에 관심이 많다. 새마을 운동 해외진출로 신창조경제를 선도하고자 하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새마을 운동과 신재생에너지를 접목한 사업 개발을 제안하고 있다.
◇수상태양광의 현주소
-세계 최대 오태·지평저수지 6㎿ 수상태양광 발전소
세계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우리나라에 있다. 2015년 완공된 경북 상주시 오태·지평저수지에 설치된 각각 3㎿씩 총 6㎿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다. 발전사업자는 LG CNS며 신화이앤이가 시공했다.
2012년 합천댐에 국내 최초 500㎾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만들어졌다. 2013년에는 동서발전이 당진화력발전소 내 취수로에 신화이앤이 IFS공법을 활용, 1㎿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메가와트급 수상태양광발전소가 건립된 것이다. 2014년 말에는 농어촌공사가 충북 영동군 추풍령저수지에 2㎿ 규모 수상태양광 단지를 건설했다. 지난 5년간 100㎾ 이상 되는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10여곳 이상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수상태양광 사업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8개 댐과 77개 저수지 등 잠재 지역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할 ? 약 1800억원 신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추진 중인 13개 수상태양광 사업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수질 영향을 분석하고 사업 추진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화이앤이 개요
2009년 국토해양부 R&D(미래해양기술개발사업 지원) 연구개발
2011년 K-water 100㎾급 수상 태양광발전소(경남 합천댐) 구축 지원
2012년 신화이앤이 설립
K-water 500㎾급 수상 태양광발전소(경남 합천댐) 구축 지원
2013년 1㎿급 수상 태양광발전소(당진화력내 취수로) 준공
2014년 한국전력연구원 전남 가사도 48㎾급 수상 태양광발전소 준공
일본 IDA그룹과 일본 수상 태양광 개발사업 MOU 교환
2015년 LG CNS 경북 상주 오태, 지평저수지 수상 태양광발전소 6㎿ 준공
건설 신기술 지정(제758호 IFS공법)
김국진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bitkun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