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사, 통신사업자가 선보일 가상·증강현실 기기와 서비스다. 지난해에도 일부 기업이 가상현실 헤드셋을 선보였지만 맛보기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실생활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며 MWC를 관통하는 주요 이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포브스는 이번 MWC에 50여개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AR) 제품이 출품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통신기술(ICT)로 가상환경을 만들어 실제 환경처럼 인식하게 해주는 VR는 사물인터넷(IoT)과 함께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는다. 게임과 영화뿐만 아니라 스포츠, 방송, 의료, 국방, 교육, 건축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관련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이 동반 성장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삼성전자, LG전자, HTC, 소니 등 제조사와 페이스북, 구글 같은 인터넷 기업, 통신사가 VR 투자를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소비자가전박람회(CES)’와 ‘2016년 동계 유스 올림픽’에 이어 MWC 2016에서도 기어 VR체험존을 꾸릴 계획이다. 갤럭시S7과 연동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선보인다. 외신은 삼성전자가 360도 촬영이 가능한 VR용 카메라 ‘기어 360’도 공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 기술전략그룹 전무는 “단말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VR 사업을 시작했다”며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처음으로 헤드셋 형태 VR 기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전략 스마트폰 G5와 연동하는 형태가 예상된다. 지난해 MWC에서 첫 VR 헤드셋 바이브(Vive)를 공개한 HTC는 게임을 비롯한 각종 콘텐츠를 앞세워 바이브 인지도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외신에 따르면 액션캠 전문업체 고프로(GoPro)도 주목할 만한 VR 서비스를 내놓을 전망이다.
실제 환경에 VR을 조합해 삶의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AR 분야에서는 소니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소니는 지난 CES에서 AR 기기 ‘스마트 아이 글래스’를 선보였다. 공장에서 작업공정을 관리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MWC 2016에서도 스마트 아이 글래스와 서비스 시연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도 VR·AR를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MWC에서는 플랫폼 업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5G 기술을 알리는 데도 관련 서비스와 콘텐츠를 활용한다. VR·AR와 홀로그램 등 미래형 서비스를 위해서는 초고속, 초저지연 같은 5G 통신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투자은행 디지캐피털은 2020년 세계 VR·AR 시장규모가 1500억달러(약 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4년 후의 미래다. MWC 2016에서 VR·AR로 달라지는 생활을 미리 살펴보고 글로벌 기업의 향후 사업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