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영역 벤처투자 `사상최대`, 업계 체감은 `글쎄`..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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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사진 자료

소프트웨어(SW) 벤처투자 양극화가 심각하다.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SW)업체에 몰린 신규 벤처투자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중소 SW기업은 자금 부족에 시달린다. 창업 후 10년이 지나면 ‘좀비기업’으로 낙인돼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

11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에 신규 투자된 금액은 전년대비 27.2% 증가한 1조6393억원으로 집계된다. SW부문은 2281억원으로 무려 58%나 늘었다.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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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벤처 업종별 2015년 신규 투자 금액

2013년 1120억원이던 SW분야 신규 투자금액은 2014년 1441억원으로 3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늘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 영향으로 ICT서비스 영역은 전년대비 110% 성장한 4019억원을 투자받았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다른 영역과 비교해 SW 부문은 꾸준한 성장을 기록한다”며 “전통 SW분야 외에도 O2O 등 신규 영역이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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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주요 벤처 업종별 매출액 증가율(자료: 벤처기업협회)

중소SW업계 실적도 양호하다.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15년 벤처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SW개발 업종 매출액 증가율은 39.2%를 기록했다. 에너지·의료·정밀(16%), 정보통신·방송서비스(11.8%), 식음료·섬유·금속(9%) 등 주요 산업 중 가장 높다. 영역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5%, 11.1%다. 타 산업과 비교해 최대 3배 가까이 높다.

SW벤처기업 성장세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기술 수요에 힘입었다. 게임과 O2O 등 새로운 동력도 확보했다. 박근혜정부가 ICT 정책 기치로 ‘SW중심사회’를 내걸며 투자업계 주목도 받았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영세 패키지SW기업은 판매부진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15 중소 ICT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패키지 SW기업 47.7%가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답했다. 방송통신 융합서비스(29.7%), 방송기기(33.9%), 정보기기(36.8%) 등 주요 ICT 영역 중 가장 높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기업도 소수에 불과하다. 2014년 기준 중소 패키지 SW업체가 받은 외부 투자금액 중 벤처캐피털, 엔젤투자는 0.7%에 불과하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SW분야 신규 벤처투자도 O2O 내지는 SW융합이 대부분이다.

벤처투자 업계는 SW기업 중 7년 이상 업력 보유 업체 투자를 기피한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다른 산업은 업력이 10년 이상 되면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투자 받기 쉽지만 SW는 반대”라며 “VC는 7년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해 업력이 그 이상 되면 투자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국내 중소 패키지 SW기업 중 창업한지 7년 이상 기업은 전체 70%가 넘는다. 기업 10곳 중 3곳이 스스로도 ‘정체’ 혹은 ‘쇠퇴기’라고 평가했다.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수출 기업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공공시장 매출 비중(25%)은 주요 ICT 업종 중 가장 높다. SW업계에서도 ‘좀비기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유호석 SW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내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스타트업 혹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일시적 자금 지원보다 기술혁신, 해외진출 등 질적 성장 분야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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