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뉴욕증권거래소가 시스템 장애로 4시간 가까이 거래가 중단돼 미국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한 적이 있다. 이렇듯 최근 IT시스템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는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스템 운용은 시장 신뢰도 및 투자자의 안전한 자산관리를 위해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구축·운용 중인 차세대 매매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EXTURE+)’는 가동 이후 2년 동안 온실가스배출권 시장 등 신시장 개설과 상장지수증권(ETN)·미니코스피200지수 등 신상품 개발, 주식시장 가격제한폭 확대와 같은 각종 제도 변경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수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운용으로 무장애를 실현하고 있다.
엑스추어플러스는 회원사의 주문 실수 또는 IT시스템 사고에 대비해 ‘킬 스위치(Kill-Switch:착오거래 주문 일괄취소)’ 제도 및 ‘과다호가 제한’ 기능을 탑재했고 미들웨어, 메모리 DB 등에도 초고속 처리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순간적인 거래량 증가와 같은 시장환경 변화에도 차질 없는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서버 3중화 및 실시간 장애복구 메커니즘을 적용해 장애시간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양한 상품을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는 파라미터(Parameter:프로그램 실행 시 명령 세부 동작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숫자나 문자) 기반 시스템을 통해 ETN 시장, 채권발행 전 시장(WIT:When Issued Trading) 등 신시장 개설과 변동성·섹터지수선물, 미니코스피200선물, 배당지수선물, 위안선물, 코스닥150지수선물, 금선물 등 다양한 신상품을 손쉽게 상장해 유연성이 매우 높은 시스템임을 입증했다.
기존 매매시스템인 엑스추어(EXTURE)에서는 어려웠던 가격안정화장치 개선, 가격제한폭 확대 등 지난 2년 동안 크고 작은 150여건 제도개편을 안정적으로 단기간에 적용하는 등 주식시장 활성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점은 해외 거래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수출계약이 이어지는 결과를 얻었다. 기존 엑스추어시스템 대비 30% 수준 합리적인 개발비용과 세계 최고 처리속도, 최신 기술 등으로 무장한 엑스추어플러스는 해외 IT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금융IT ‘한류(韓流)’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은 유럽권인 아제르바이잔에 엑스추어플러스를 수출하기로 하고 정식 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 오는 8월 가동을 목표로 우즈베키스탄 증시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베트남에도 올 하반기에 증시 현대화 프로젝트를 착수해 내년 완료할 예정이다. 이처럼 엑스추어플러스를 기반으로 한 국내 자본시장 IT인프라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까지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1977년 증권 관계기관 및 증권회사가 공동 이용할 목적으로 증권전산 전문회사로 설립된 코스콤은 지난 39년 동안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등에 자본시장 IT인프라를 수출해 왔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스콤은 앞으로도 금융IT 한류에 적극 나설 계획이며, 한국거래소와 함께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중동지역으로 수출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코스콤은 수출을 위한 글로벌 버전의 자본시장 IT인프라 패키지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 금융IT 품질 경쟁력을 해외에 더욱 알려나갈 방침이다.
K팝으로 대변되는 한류가 금융IT 분야에서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성환 코스콤 자본시장본부장 swshin@kos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