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NG 가격 결정 구조 손봐야

Photo Image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이 줄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6.2%나 빠졌다. 2014년에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7.8%)로 돌아선데 이어 2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산업용 수요가 많이 줄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20%나 된다. LNG는 벙커C, 액화석유가스(LPG) 같은 석유제품과 대체 관계다. 가격 탄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같은 대형 수요처가 LNG에서 벙커C로 연료를 전환하며 수요가 급감했다. 발전용 연료 수요도 10% 이상 줄었다.

Photo Image
도시가스 판매량은 2014년 이어 2년 연속 감소할 것이 확실시 된다. ⓒ케티이미지뱅크

LNG업계에선 우리나라 LNG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가격이 유가 하락분을 즉각 반영하지 못하고 소비자도 납득을 못하게 되는 구조다.

우리나라는 한국가스공사가 단독으로 LNG를 수입해 도시가스회사에 재판매한다. 가스공사 도입 가격이 우리 시장가격 시발이다. 2개월 마다 도입가 변동폭을 반영해 가격을 발표하는데 지난해 총 인하폭은 16% 정도다. 현물(스팟) 가격이 약 40% 이상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인하폭은 너무 적었다. 지난해 국제 유가가 50% 이상 떨어진 것과 비교해도 이해가 안 간다.

유가와 연동하는데 유가보다 훨씬 적게 내린 것이 LNG 위기의 진짜 이유다.

정산 방식 때문이다. 일본평균원유도입가(JCC)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유가와 연동되는데 시차가 생겼다. JCC에 국제유가 변동폭이 반영되는 시차는 4개월 이상이 걸린다. 장기공급계약 물량이 많아 현물가 만큼 인하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Photo Image
유럽 PNG(파이프수송천연가스)처럼 유가와 별도로 수급에 맞는 가격 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한국가스공사 평택생산기지

정부도 이 같은 요금 결정 방식 개선 필요성을 느끼지만 손보기가 만만치 않다. 도입 구조, 가격 정산 방식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다. 국제시장에서 LNG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불과해 유가와 시차를 두고 연동하는 가격정산 방식이 고착화됐다. 유럽 PNG(파이프수송천연가스)처럼 유가와 별도 수급에 맞는 가격 체계 재정립 논의가 필요하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