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기능(AI)간 자존심을 건 두뇌싸움이 불 붙는다. 구글, IBM 등 글로벌 업체에 이어 국산 솔루션 업체도 한국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인간과 지식대결을 예고했다.
솔트룩스(대표 이경일)는 한국어를 포함한 인간 언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아담’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아담은 인터넷과 빅데이터에서 스스로 정보를 수집해 의미를 해석한다. 지식을 자동으로 축적하고 복잡한 추론을 수행해 난해한 질문도 답한다. 이미 도서 50만권 분량 지식을 학습했고 2300만 가지 주제에 대해 2억개 이상 단위 지식을 가졌다. 한 사람이 책을 읽어 학습하려면 2000년 걸리는 지식을 단 3일 만에 스스로 학습한다.
아담은 지난 20년간 솔트룩스가 연구한 인간 언어처리와 기계학습, 자동추론 등 인공지능 기술 결정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국내 대표 인공지능 연구과제 ‘엑소브레인’ 기술을 융합했다. KAIST, 서울대, 숭실대 경북대, 서울시립대 등 국내 인공지능 교수 20여명이 참석했다. 50건 이상 국내외 원천특허와 SCI급 세계적 학회지 30건을 포함해 120건에 달하는 인공지능 논문도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개발은 활발하다. 인간이 학습, 예측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열린 ‘2016 다보스 포럼’에서 인공지능 기반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았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도 올해 주요 IT 이슈로 인공지능 생태계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됐다.
무엇보다 사람들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인간과 인공지능 간 자존심을 건 지식대결이다. 구글, IBM 등 글로벌 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이미 수차례 인간을 이겼다.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는 중국계 프로 바둑기사 판 후이 2단과 대결에서 5번 모두 승리했다.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수만 배 많은 바둑은 인공지능 영역에서 난공불락과 같다. 알파고는 ‘가치망’과 ‘정책망’이라는 두 개 신경망을 구성했다. 다양한 경우 수를 감안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MCTS)’ 알고리즘도 결합했다. 올해 3월에는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과 대결이 예정됐다.
IBM 인공지능 ‘왓슨’도 지난 2011년 미국 인기 퀴즈쇼 ‘제퍼디 쇼’에서 퀴즈 챔피언을 꺾었다. IBM 슈퍼컴퓨터 기술을 집대성한 왓슨은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의료,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 해결을 지원한다.
아담도 인간과 자존심 대결에 합세했다. 솔트룩스는 국내 퀴즈쇼에 참가해 인간과 대결을 예고했다.
구글, IBM 인공지능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국내 활용이 어렵다. 아담은 한국어를 완벽 지원해 우리나라에 특화된 지식을 습득한다. IBM 왓슨이 슈퍼컴을 활용한 반면, 아담은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초당 70만개 단위 지식 추론과 초당 1600회 질의 처리가 가능하다. 일반 서버로는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경일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상용 플랫폼을 개방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스마트폰과 스마트 시계, 다양한 IoT 단말기가 아담과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