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실리콘마이터스가 AMOLED 디스플레이 구동회로칩(DDI) 업체 ‘와이드칩스’를 인수했다. 와이드칩스는 삼성전자 외주개발전문업체(디자인하우스)로 AMOLED DDI를 설계한다.
전력관리 칩에 주력해온 실리콘마이터스는 AMOLED DDI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 최대 팹리스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실리콘마이터스(대표 허염)는 와이드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1일 밝혔다. 실리콘마이터스는 2014년 매출 1026억원으로 국내 팹리스 시장에서 매출순위 6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전력관리반도체(PMIC), 소형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디스플레이 전력관리 등 전력관리 분야 칩 설계가 전문이다.
2005년 설립한 와이드칩스는 스마트폰과 소형 IT 기기 DDI를 설계·공급했다. 팹리스 기업 코아로직 관계사로 2007년 편입됐다.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삼성벤처투자 등에서 투자받아 화제가 됐다. 보광그룹 계열인 코아로직이 BK E&T 실적 악화로 자금난이 악화되자 와이드칩스 매각을 추진했다.
와이드칩스 주력제품인 DDI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다. 소형 LCD용 DDI 공급사는 많지만 AMOLED용 DDI는 기술 난이도 때문에 상용화한 팹리스는 많지 않다. OLED 패널 특성상 화소 간 TFT 불균일성과 패널 노화현상을 최소화하고 고해상도를 만족하는 구동회로를 구현하기 쉽지 않다.
실리콘마이터스는 PMIC와 DDI를 통합 공급해 부가가치를 높일 방침이다. 수요기업도 제품 설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고객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팹리스 업계에서는 실리콘마이터스가 DDI 제품까지 갖추면서 비약적 도약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LG그룹으로 편입한 국내 팹리스 1위 실리콘웍스에 이어 2위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허염 대표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PMIC와 DDI를 통합 공급하는데 우선 집중할 계획”이라며 “새롭게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 진출하게 된 만큼 통합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표. 실리콘마이터스·와이드칩스 개요 (2014년 기준)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