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6일 지난해 4분기(10~12월·애플 회계 기준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현재 애플 주가는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 때보다 11%하락한 상태다.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적 결과에 따라 애플 주식이 반등할지 계속 침체할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분기 실적은 주력시장인 중국 경기침체로 아이폰 판매실적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6S 실적이 전작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분석이다.
아이폰은 애플의 가장 중요한 제품이자 매출원이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워치, 애플TV, 애플뮤직 등 라인업을 확대했지만 아이폰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 비중은 무려 66%다. 3년 전 50%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애플 순익이 182억달러(약 21조8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이폰 판매는 9월 아이폰6S 출시효과로 전년 동기 7450만대에서 소폭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시장은 올해 아이폰 판매 감소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최신 아이폰 출시 약발이 떨어지고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성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아이폰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증거는 많다. 애플은 최근 부품공급업체 주문을 줄였다. 음향부품업체 시러스로직은 지난 7일 스마트폰 수요감소 때문에 예상치보다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시러스로직은 매출 60%를 애플에 의존한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애플에 공급하는 대만 TSMC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최대 1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TSMC 11% 수입 감소는 약 7년 만의 일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아이폰 판매가 5000만대를 밑돌아 지난해 같은 기간 6100만대에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아이폰 전체 출하량은 전년보다 5.7% 감소한 2억18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 1억6900만대에서 2015년 2억3100만대로 36%가 넘는 출하량 증가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투자사 파이퍼제프리도 1분기 판매량은 6250만대에서 5500만대로, 2분기는 4850만대에서 4500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9.8%에 그쳐 처음으로 한 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 2011년 62.8%에 달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2년 46.5%, 2013년 40.7%, 2014년 27.6%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가장 큰 딜레마는 아이폰을 대체할 품목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패드를 비롯한 다른 아이템이 성장을 하지 못하며 하락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7~9월) 아이패드 988만대를 판매했다. 아이패드 분기 판매량이 10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야심차게 내놓은 12.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프로 판매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애플워치와 애플TV도 마찬가지다.
애플과 투자자는 가을 출시될 아이폰7에 기대를 걸었다. 아이폰7 출시와 함께 아이폰 판매도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는 애플 주가가 현재 100달러에서 올해말에는 141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