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버팀목 전자부품 수주 비상...4분기 1%성장 그쳐

Photo Image

경기침체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팀목 역할을 해온 일본 전자부품업계에 수주 비상이 걸렸다.

21일 니혼게이자이는 교세라와 TDK 등 6개 전자부품업체 지난해 4분기 총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증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3년 동안 계속된 두 자릿수 증가에서 급감했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에서 전기 제품 생산 모멘텀이 둔화된 영향이다.

교세라·TDK·무라타·일본전산·니토덴코·알프스 6개사 총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정도 증가한 1조4000억엔이었다. 총액은 최고 수준이지만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2012년 1분기 이후 4년만의 낮은 성장이다.

Photo Image
일본 6대 전자부품업체 수주액 추이 (자료:니혼게이자이)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용 부품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중국기업 생산이 주춤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일본 전자 부품 업체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 (JEITA)에 따르면 일본 전자 부품 업체 2014년 출하액은 3조9372억엔이며 이 중 36%인 1조4247억엔이 중국용이었다.

교세라 수주액은 통신 기지국에 사용되는 반도체 보호부품 중국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감소했다. 니토덴코도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으로 액정 관련 부품을 중심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라타는 성장률이 한 자릿수 후반대였지만 지금까지 20~30% 성장에 비하면 둔화했다. 일본전산도 자동차 부품 호조로 10% 안팎 늘었지만 중국에서는 공조용 모터가 고전했다. 아파트와 빌딩 공급 과잉으로 관련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Photo Image

일본전산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수천만대에 이르는 공조 제품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판매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애플이 올해 1분기 아이폰 최신 모델을 감산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화면을 키운 아이폰6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선두로 도약했지만 6s는 부진한 것으로 안다”며 “부품공급이 약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올 1분기에도 전자부품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보합 또는 마이너스가 될 전망이다.

미나미카와 아키라 IHS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부품은 여름 이후 애플 새 기종 발매로 회복하겠지만 기타 설비용 부품은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주요 수출품인 전자부품 수주 둔화는 경기 하락 요인이 된다. 일본 수출은 자동차와 전자 부품이 양대 산맥이다. 2014년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부품 수출액은 3조6908억엔으로 전체 수출 5 %를 차지했다. 자동차 14.9 %에 이어 2위다. 자동차는 북미시장 수출과 신차 판매 효과로 회복 조짐이지만 전자부품 감소가 계속되면 제자리 걸음 중인 일본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Photo Image

그동안 샤프와 도시바,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전자메이커가 경쟁력을 잃었지만 전자부품 업체는 경쟁력을 유지했다. 재료 및 제조 장치를 내재화하고 기술 유출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초소형콘덴서 등 중국과 한국 기업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없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스마트폰 성장 둔화 대처가 전자부품 업계 과제이며 자동차나 산업기기용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성장 열쇠라고 분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