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업체가 올해 청년채용을 늘린다. 투자를 통해 불황위기를 극복한다는 의지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취업 희망자에게 희소식이다. 더 많은 인력을 채용토록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제니퍼소프트, 이노그리드 등 국내 대표 SW업체는 올해 채용 규모를 확대한다. 신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 등이 맞물려 인력수요가 늘었다.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80명을 충원한다. 전 직원 수(660명)의 12%다. 연구개발(R&D), 마케팅, 영업, 해외사업 등 채용분야도 다양하다.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과 운용체계(OS), 오피스 솔루션 개발에 중점 투입한다. 오는 15일까지 서류 접수를 마친다. 상반기 채용인력은 70명이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SW 개발 관심과 열정을 우선시한다”며 “가장 많이 뽑는 연구직은 C나 자바 언어 중 하나만 알면 지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전공자도 프로그램 경험이 있거나 열정이 있는 인재는 채용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오피스 솔루션 업체 한글과컴퓨터는 인력 충원 계획을 40명으로 잠정 확정했다. R&D 인력이 대부분이다. 해외사업 담당 직원도 채용한다. 신규입사자는 1년간 ‘업무-학습 병행 프로그램’을 받는다. 인턴십 프로그램도 처음 실시한다.
‘한국의 구글’로 불리는 제니퍼소프트도 2년 만에 인력 충원을 검토한다. 직원 100%가 정규직이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 직원복지에 과감히 투자한다. 지난해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APM) 솔루션을 중심으로 연 14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지만 신규 채용은 없었다.
제니퍼소프트 관계자는 “IT계열도 더 이상 스펙에 따른 채용을 하지 않는다”며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 중심으로 차별화된 인재를 뽑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업계 채용도 청신호다. 지난해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 이후 늘어나는 공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는 더존비즈온은 100명 이상 인력을 신규 채용한다. 채용분야는 사업부별 수요조사를 거친 뒤 확정한다. SW업계에서는 최대 규모다.
이노그리드는 20명을 신규로 뽑는다. 공공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한 영업과 마케팅 인력, 인터넷데이터센터 관리, 개발자 등이 대상이다.
국내 SW관련 학과 졸업생은 연간 1만5000~1만6000명 수준이다. 취업률은 60% 남짓이다. SW학과를 졸업해도 10명 중 4명은 취업을 못한다.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SW업계 채용 확대바람은 희소식이다. SW학과 졸업생에게 티맥스소프트, 한컴, 더존비즈온, 제니퍼소프트 등은 입사 ‘1순위’다. 업체가 채용문을 넓힌 만큼 취업 희망자에게는 기회다. 업계 채용확대에 발맞춘 정책지원도 요구된다.
민간 SW기업 청년채용 확대에 정부도 화답했다. 미래부는 올해 SW학과 졸업생 취업률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SW학과 졸업생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솔루션 업체 간 매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미래부는 지난 2008년부터 SW관련 대학원생이 중소기업에 2년간 근무토록 지원하는 사업을 펼쳤다. 현재까지 279명이 근무했다. SW중심대학 학생 중소기업 취업도 지원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중소 SW기업 인력 수급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업계가 채용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정부도 다양한 지원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