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100]대선으로 가는 길목…新정치 지형 소용돌이가 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 “朴 성적표 가늠…차기 대권 후보 리스트 나와”

◆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장 “‘포스트 1박·3김’ 정치 지형 출발점”

◆양승함 연세대 교수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잠룡들 부침 거셀 것”

◆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상무 “대통령 레임덕 현상 조기 가시화 가능성도”

◆윤태곤 정치평론가 “총선 프레임, 정권 심판에서 국회 심판으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당락 예측하기 힘든 ‘밑그림 없는’ 선거”

4·13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장·양승함 연세대 교수·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상무·윤태곤 정치평론가·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여섯 전문가는 이번 총선이 1987년 민주화체제 이후 신(新)정치지형을 만드는 ‘융기와 침강’ 선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선 직전 야권발 정계 개편 회오리가 몰아치고 총선 직후에는 여권 권력구도가 사실상 대선 구도로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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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식 소장은 “차기 총선은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박정희와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정치구도 이후 신정치지형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현재 성적표’ 성격

총선은 대선과 달리 과거 상황의 심판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 이번 총선도 박근혜정부 4년차를 시작하는 시점에 치러지는 만큼 박근혜 정부 중간 평가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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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함 교수는 “일반적으로 임기 중반 이후 치러지는 총선은 정권 심판적일 수밖에 없다”며 “임기 말로 갈수록 여당에 불리한 사례가 많았으나 다만 이번에는 크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여전히 40%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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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평론가는 “최근 박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국회와 정치권을 비판하고 있다. 이는 총선 프레임을 현 정권 심판에서 정치·국회 심판으로 전환시키려는 기획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그 프레임이 유권자에까지 수용되는지도 박근혜정부 신뢰성 평가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코앞에 닥친 총선에서 승리해야 될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박근혜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현 정권에 부정적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대통령 레임덕을 재촉하는 길이다.

야당은 박근혜정부 집권 3년에 대한 심판으로 정권교체 당위성을 확보, 표심 얻기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정부 △공약 파기·불이행 △증세없는 복지 △경제 침체 △예산 쏠림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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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상무는 “임기 2년을 남긴 상태에서 실시되는 총선이라 박근혜정부 중간평가라고 볼 수 있으나 실제로는 현 정부 종합적 평가 성격이 강하다”며 “친박 후보자 당락 등 총선 결과에 따라 레임덕 현상이 조기에 가시화되고 이에 따라 새누리당 차기 대선후보 조기 등판 등 대혼란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명운 결정

전문가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총체적 심판론이 제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 패배와 재보궐 선거 패배에 이은 당내 갈등과 분열 평가 등이 집결된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총선 결과는 문재인 대표에게 벼랑 끝 승부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과반수에 근접하거나 제2 야당과 큰 차이를 벌리며 압도적 제1 야당으로 부상하면 문재인 대표 대선 후보 가능성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다만 참패하거나 안철수 신당에 뒤떨어지면 책임론이 크게 대두될 것이며, 대선 주자로서도 힘들어진다”고 전망했다.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정치는 양당 체제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다당제(3당제)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안철수 신당이 이달 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총선에서 몇십 석이라도 차지한다면 제 3 정당으로서 대선 경쟁에 합류하게 된다. 총선이 분당과 분열에 따른 선거 참패일지, 안철수 신당이 제2 야당으로서 맹위를 떨치며 이어질 야권개편 견인차 역할을 할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는 안철수 신당이 제1 야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진단했다. 군소정당화해 분당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기 대선 풍향계”…대선 주자 레이스

총선에 이어 다음해 바로 대선이다. 불과 1년여 간격으로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총선은 차기 대선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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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교수는 “총선에서 공천을 누가 하는지는 곧 자기 사람을 누가 얼마나 확보하는지로 이어진다. 공천 결과와 당락 여부에 따라 차기 대권 후보 리스트, 영향력까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대진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총선은 대표 대선주자인 김무성과 문재인 두 사람을 향한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선 전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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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본부장은 “총선은 차기 대선후보의 평가 무대가 될 것”이라며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총선 이후 급속히 부각되면서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여야에서 간판 스타격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주자를 주목했다. 이들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차기 대권 경쟁에서 ‘김무성 대항마’로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대선 잠룡의 부침이 심할 것”이라며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 김무성 등 현 대표군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와 반대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후보로서 잠재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세는 분명히 크게 꺾인다. 현재까지는 여권에서 김무성 대표가 독주지만 최대 변수 인물은 반기문 사무총장”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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