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외국인 직접투자 사상 첫 200억달러 돌파…새해 전망은 `불투명`

Photo Image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사상 처음 200억달러(신고 기준)를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정상 해외 순방 성과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나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새해 전망은 미국 금리 인상과 저유가에 따른 중동 환율 리스크 등으로 불투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2일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신고 기준 200억달러, 도착 150억달러로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고 23일 밝혔다.

신고 금액은 총 204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도착 금액도 151억9000만달러로 30% 가까이 급증했다. 지금까지 최고 실적인 지난해 신고 190억달러, 도착 115억2000만달러를 모두 뛰어넘었다.

산업부는 연초 저조했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한중 FTA 효과와 정상 해외순방 성과에 힘입어 하반기에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 1분기 작년보다 30% 가까이 급감했던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 금액(35억5500만달러)은 4분기(71억5700만달러)에 100% 이상 급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처음 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한 정책 성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한중 FTA 발효로 중국과 제3국 투자가 크게 증가한 효과가 크다. 일본 스미토모세이카케미칼은 한중 FTA 수혜 품목인 고흡수성수지 생산 기지 설립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또 미국 EMP벨스타는 냉동·냉장물류 증가에 대응해 1억달러 규모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정상외교 대상국인 중국과 중동 투자가 급증한 것도 성과다. 올해 단일 투자로는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의 포스코건설 인수(11억3000만달러), UAE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지분 인수(1억6000만달러)로 중동 건설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중국은 우리나라 브랜드와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가 늘었다. 랑시그룹은 유아용 의류시장 확대에 대응해 아가방 지분 일부(5000만달러)를 인수했고, 쑤닝그룹은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레드로버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등 우리 경제 기초 체력을 해외에서 인정한 것도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또 자동차, 건설,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 공급망에 참여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도 지속 증가했다.

하지만 새해에도 외국인 투자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각국 통화 가치 하락, 저유가 기조로 인한 중동 투자 위축 가능성 등이 불안 요소다.

김영삼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새해 미국 금리 인상과 저유가 영향으로 주요 투자국인 미국을 제외한 중국, 중동 투자는 약화될 가능성이 많다”며 “하지만 한중 FTA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와 삼성전자 평택공장 본격 투자에 따른 후속 투자 유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