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분 개각으로 후임 부총리나 장관을 새로 맞게 된 부처들은 차분함 속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개각 관련 후보자 면면이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는 점에서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달부터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온 만큼 기재부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조세·재정 전문가인데다 2선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향후 정책 추진에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각이 늦어지며 정치인 출신 부총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었다”며 “유 내정자가 정치·정무적 경력을 두루 갖춘 만큼 맡은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자치부는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1차장이 신임 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홍 내정자가 앞서 언급된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이었기에 크게 놀라는 분위기는 아니다. 홍 내정자는 개각 발표 후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은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며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행자부는 정종섭 현 장관이 지난달 8일 사의를 표명한 후 한 달 넘게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당초 예상보다 개각이 늦어진 탓에 업무 공백이 길어졌다. 새해 업무계획 준비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의를 표명한 정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 장관에 이어 또 다시 외부 인사가 장관으로 내정되자 아쉬운 목소리도 일부 나왔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로 꼽혔던 정재근 현 차관이 발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각을 앞두고 직원 사이에는 행자부에서 유례가 없었던 현직 차관 장관 발탁 기록이 세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행자부 관계자는 “존경받는 선배 공무원이었기에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교육부 내에서는 이준식 부총리 내정자가 후임으로 꾸준히 하마평에 올라 익숙한데다 성품이 합리적이고 온화해 ‘젠틀맨’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 내정자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BK21 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어 교육부 정책에 밝다. 특히 지난해부터 맡아온 공과대학혁신특별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도 교육부와 업무를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했다는 평이다.
4년여 만에 기재부 출신 장관을 맞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부진, 산업 구조개편, 에너지신산업 육성 등 산적한 현안을 돌파할 후임 장관 역할에 기대감을 표했다. 주형환 장관 내정자가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금융비서관에 이어 기재부 1차관을 역임해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점이 근거다.
또 주 내정자가 MB 정부에서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을 지내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는 점에서 산업과 에너지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기획통 역할을 기대했다. 산업부 업무 특성상 기재부를 비롯한 타 부처와의 중재 역할에서 적임자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주 장관 내정자는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책임감도 강해 직원 업무 성과를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