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에디터스 레터> 청장 최동규

‘예상 밖 인물’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특허청장에 최동규 주케냐 대사를 임명한 지난 5월, 당시 국내 지식재산권(IP) 업계의 첫 반응입니다. 그만큼 최 청장은 의외의 인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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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특허 개혁’에 드라이브를 겁니다. 그동안 특허청이 강조해온 ‘심사처리기간 단축’은 대충 달성됐다는 게 최 청장의 생각입니다.

다음 목표는 ‘특허무효심판제’ 개선입니다. 정부가 특허로 2번(특허청·특허심판원)이나 공식 인정해준 기술이 판사 앞에만 서면 열에 일곱·여덟은 무효가 돼버리는 현실이, 이게 정상이냐는 겁니다.

3심 대법원까지 가면 살아남을 특허는 하나도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수치가 말해 줍니다.

지난 10월 30일 열린 IP노믹스 주최로 열린 ‘IP리더스 포럼’에서, 최 청장은 특허청 심사관들에게 “너희는 창피하지도 않냐, 자존심도 없냐”며 다그친다 합니다.

본인들의 ‘쟁이적’ 시각과 판단으로 인정해준 특허가, 비전문가인 판사들에 의해 판판히 뒤집히는 것을 보고도 무력하게 앉아만 있는 것에 대한 질타입니다.

하지만, 구태가 지금껏 바뀌지 않고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거기에 기생하며 밥그릇 챙기는 세력의 파워가 클수록 그 개혁은 지난합니다.

무효심판제 개선 작업 역시 만만찮은 과제입니다.

그러나, 최 청장의 잣대는 명쾌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부합 여부입니다. 똑같은 문제로 홍역을 치른 일본과 미국은 현재 관련 제도를 혁신,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무효화율은 20%로 떨어졌습니다.

청와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대사 출신을 특허청장에 앉힌데는, 그만의 ‘글로벌 감각’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변리사·변호사간 직역 다툼 문제에도 최 청장은 단호합니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쪽이 승자’라는 시장 논리입니다.

변리사 측은 서울 법대에, 해외 로스쿨 출신의 최 청장이 변호사 편만 든다며 섭섭해 합니다만, 과거와 같은 청의 일방적 지원은 이제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최 청장식 개혁에는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그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청장 최동규의 외로운 싸움에 대한민국 IP의 글로벌 위상이 달려 있습니다.


류경동 IP노믹스 편집장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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