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광섬유로 330조분의 1초 오차 클럭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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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개발한 330조분의 1초 오차 광섬유 클럭 발진기 개념도.

광섬유를 이용해 330조분의 1초 오차가 나는 클럭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KAIST(총장 강성모) 기계항공공학부 김정원 교수 연구팀은 광섬유 광학 기술로 수백조분의 1초 오차를 가지는 클럭(clock)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1월 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이 기술은 클럭 발진기(oscillator)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클럭 발진기는 일정한 시간 간격의 주기적 신호를 발생시켜 전자시스템이 신호에 맞춰 정확하게 동작하도록 만드는 장치다. 음악 연주에서 메트로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정보통신 시스템 뿐 아니라 입자가속기나 천체관측장치 같은 거대 과학시설, 초정밀 계측 장비, 레이더, GPS 및 위성항법 시스템 등에 쓰인다.

클럭 발진기에서 발생하는 주기적 신호 시간 오차를 줄이면 각종 시스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초고속 광섬유 레이저에서 발생하는 넓은 스펙트럼 내 두 광주파수(optical frequency) 차이를 이용했다. 기존 전자 발진기는 기가헤르츠(GHz, 1초에 109회 진동) 영역에서 동작하지만, 이 기술은 테라헤르츠(THz, 1초에 1012회 진동) 주파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약 1000배 민감한 시간 차 측정이 가능하다.

광섬유 케이블에서 빛이 전파되는 시간이 매우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테라헤르츠 주파수를 이용해 높은 분해능으로 측정된 시간차를 광섬유 케이블 내에서의 빛의 전파 시간에 정확하게 맞췄다.

그 결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정의한 클럭 신호원의 성능을 나타내는 0.1초 동안의 시간오차인 타이밍 지터(timing jitter)가 3펨토초(333조분의 1초)로 측정됐다. 이는 환산하면 100만년 동안 1초의 오차를 갖는 성능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상용화하면 제작비용을 기존 최고 성능 발진기의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향후 유리기판 위에 시스템을 구현해 칩 스케일의 고성능 클럭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나 고성능 신호 분석기와 같은 ICT 시스템, 레이더, 원격 탐사, 위성항법 등 국방, 우주, 환경 기술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고성능 발진기 기술은 군용 레이더, 보안 분야와의 연관성 때문에 주요 장비들의 수출이 금지된 경우가 많아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것은 그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 과제는 정광연 KA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1저자) 참여로 이루어졌다. 예산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았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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