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식재산권 강화로 수출부진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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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철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

수출이 고전하고 있다.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한 435억달러를 기록해 올해 수출 증가율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대기업이 이끌어 왔지만 이제는 중소기업도 수출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 경제 핵심 동력인 수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중소기업은 고용창출 등 경제활동에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군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사업체 수 99%는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고 88% 근로자가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생산액 및 부가가치 절반가량을 중소기업이 창출한다. 이처럼 중소기업 역할이 중요함에도 중소기업 수줄비중(34%)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39%)에도 못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 중소기업 글로벌 지향성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해답은 바로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고부가가치화 전략이다. 우리 경제가 9개월 연속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가격을 내세운 수출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최근 엔화, 유로화 절하로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 시장에서 우리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가격 중심 수출 전략이 더는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중소기업은 물리적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수출 전략에서 혁신적 특허기술, 브랜드, 디자인 등 무형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고부가가치화하는 수출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 5월 신규 개발돼 공표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는 국내 중소기업 글로벌 지식재산 역량이 최근 5년간(2010~2014)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중소기업 전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최근 5년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제 지식재산권 경쟁력 정도를 보여주는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비(지식재산권 수출을 수입으로 나눈 것)는 2010년 1.10에서 2014년 1.60으로 크게 개선됐다. 프랜차이즈권, 컴퓨터프로그램 관련 저작권 및 음악·영상 저작권에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흑자가 주로 발생했다. 이는 1990년대 TV드라마를 필두로 인기를 끌었던 한류콘텐츠가 게임개발 저작권, 캐릭터 상표권, 예능포맷 저작권 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재산권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하면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한계도 존재한다. 최근 5년간 국내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무역거래규모(140억달러)는 국내 대기업(655억4000만달러)의 21.4% 수준으로 이른바 ‘돈이 되는’ 지식재산권 창출, 확보 및 활용에서 글로벌 역량은 아직 저조하다. 이로 인해 상표권, 어문관련 저작권, 데이터베이스 등 일부 지식재산권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적자 비중이 큰 상표권은 외국계 브랜드가 우리 시장에 지속적으로 진입하면서 최근 5년간 해외 상표권 수입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우리 중소기업 브랜드파워 강화를 바탕으로 경쟁력 제고가 절실히 필요한 분야다. 글로벌 시장 판로 개척과 마케팅에서 브랜드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 브랜드파워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로 귀결된다. 단지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브랜드, 특허기술, 디자인 등이 묶인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이에 맞는 사업화 전략을 수립·추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만의 노력 외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식재산권을 연계한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는 경제 재도약 토대인 동시에 성장 과실을 골고루 나누는 지름길이다.

최덕철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원장 cdc5050@kiip.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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