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씨티은행이 해커톤을 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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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길버트(David Gilbert) 한국IBM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 부사장

글로벌금융그룹 씨티은행이 ‘해커톤’(해킹과 마라톤 합성어로 대규모 IT개발 행사를 말함)을 개최한 이유는 무엇일까.

씨티은행은 지난해 62개국 16만5000명 이상 개발자가 참여하는 ‘모바일 챌린지’ 행사를 개최했다. 수만명 개발자들은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 위에서 핀테크(FinTech) 모바일 앱, 금융 보안 앱, 금융 분석 앱 등을 쏟아냈다.

씨티은행이 금융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IT 행사를 개최한 배경은 무엇일까. 내부 비즈니스 환경까지 공개하면서 개발자를 모은 이유 말이다. 첫째는 시장 변화 속도가 그만큼 빨라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픈 생태계 형성이 무엇보다 필요해서다.

전 산업군에서 비즈니스 변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맞춤형 제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에 고객 기대 수준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내부에 아무리 거대한 IT 인프라를 보유한다 해도 이런 변화속도를 따라 잡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 더는 기업 단독으로 만들어내는 ‘세계 최고 서비스’ 혹은 ‘세상에 없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그런 제품을 만들어내기에는 긴 호흡으로는 부족하다. 에코 시스템 형성이 필수인 이유다. 부서와 부서, 기업과 파트너, 산업과 산업 간 융합과 흩어짐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 씨티은행처럼 전통 금융회사가 개발자와 협업을 중시하는 이유도 같은 연유에서다.

비단 씨티은행뿐 아니라 모든 기업은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공유하고 결정을 내야만 한다. 최고경영자부터 각 부서, 고객, 파트너, 개발자까지 시장 변화에 전방위적 고려가 필수다.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튼튼하면서 유연한 IT 인프라 활용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안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업이 두 가지 필수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며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일관된 방법으로 기존 IT 시스템과 클라우드 장점을 동시에 제공해 준다.

덴마크 금융그룹인 단스크은행은 클라우드를 도입해 상품 개발 및 테스트에 걸리는 시간을 평균 6주에서 26분으로 단축시켰다. 빠른 금융상품 출시뿐만 아니라 개발에 드는 비용도 줄여버렸다.

겨울 시즌을 앞둔 통신사는 날씨 관련 앱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파트너사와 IT 환경 구축 작업만 4~6주가 걸린다. 앱 출시 후 홍보 마케팅을 하고 소비자 호응을 얻기까지를 계산하면 너무 긴 시간이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두 시간 안에도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 적시에 상품을 출시하고 매출 상승까지 잡는다.

기업에 클라우드는 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 단계는 기업이 자사 업무 환경을 정확하게 분석해 가장 적합한 개발 플랫폼을 결정하는 일이다. 둘째는 기존 전통 IT시스템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민첩하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함으로써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앞당기고 경쟁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564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2017년 1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도 마찬가지로 미래창조과학부는 클라우드 시장이 2016년에는 1조7000억원, 2017년에는 2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에 클라우드는 단순히 IT 투자의 한 방편이 아닌 ‘비즈니스 혁신’ 수단이자 원동력이다. ‘기업 성장과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언제, 어떻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입할 것인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비드 길버트(David Gilbert) 한국IBM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 부사장 gilbert@kr.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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