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반도체 칩으로 드론을 띄우고 스마트홈을 만드는 게 놀라웠어요. 평소 삼성전자 TV와 스마트폰을 좋아했는데 삼성이 이보다 훨씬 많은 걸 하는 줄 몰랐어요.”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1~2층 홍보관 ‘삼성 딜라이트’를 방문한 이지윤 양(금옥여고 1학년)은 2층 ‘커넥트 투모로우’에서 반도체가 개인과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상호작용형 애니메이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양과 친구들은 체험학습 프로그램 ‘IT비전트립’에서 기술을 활용해 사물인터넷(IoT), 환경보호와 같은 미래를 열어가는 내용에 대해서도 배웠다.

삼성 딜라이트가 3개월여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12일 재개관했다. 경영 성과를 단순 전시했던 기존 콘셉트를 지우고 관람객 스스로 이야기를 꾸미는 ‘맞춤형 체험공간’으로 거듭났다.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426대 삼성 제품을 직접 만지고 사용하며 체험 결과물을 이메일, 삼성 딜라이트 홈페이지(samsungdlight.com)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새 딜라이트 주제는 ‘리브 유어 투모로우(Live your tomorrow)’다. ‘삼성전자는 우리 가능성을 키우고 인간 중심 기술을 만드는 회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입장과 함께 RFID를 적용한 ‘딜라이트 밴드’를 지급받아 사진과 닉네임을 등록, 각 체험 때마다 밴드를 태그(접촉)해 맞춤 관람을 할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존재고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리노베이션 검토를 시작으로 1년여 준비과정을 거쳤다. 회사 위상과 사업규모가 2008년 첫 개관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121조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06조원으로 불었고 SSD, UH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새 기술이 등장했다. 소니, 파나소닉 등 경쟁사 홍보관의 높아진 위상도 간과할 수 없었다.


김지혜 해설사는 “시험운영 중 다양한 계층을 초대해 보니 예전에 상상으로만 머물렀던 스마트홈, 헬스케어, 55인치 투명 OLED 등이 현실화된 모습에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개 국어가 가능한 전문 해설사 20명을 곳곳에 배치, 전시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 명소로도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휴가 차 서울을 찾은 파와즈 알소비 사우디텔레콤(STC) 데이터관리부장은 “60대 디지털 사이니지로 구성된 ‘투모로우 윈도’, 태블릿PC 증강현실(AR)이 적용된 ‘스마트홈’ 등 삼성전자 기술과 미래상에 놀랐다”고 말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방문한 싱가포르 폴리텍대 학생 43명을 비롯해 해외 단체방문객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 딜라이트를 미래인재 양성의 장으로 활용한다. IT비전스쿨과 함께 삼성전자 직무·직군을 알아보며 진로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부 ‘IT비전스쿨’, 전시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미션카드’ 등을 준비했다. 미션카드는 갤럭시S6 ‘S헬스’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등 미션으로 청소년에게 인기가 높다.

재개관 첫날 삼성 딜라이트 방문객은 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비율은 60%에 달했다. 지난 5월 14일 휴관 직전 누계 방문객은 398만3000여명으로 조만간 400만명을 돌파한다. 삼성전자는 400만번째 방문객에게 갤럭시노트5를 증정하는 등 딜라이트가 다시 한번 사랑받는 명소로 거듭나도록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 딜라이트는 매주 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 개방되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