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상 걸린 정부, 긴급점검만 되풀이…언제 효과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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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5개 업종별 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긴급 점검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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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최악 수출 부진을 타개하고자 긴급 점검회의를 소집하고 매주 품목별 수출 실적을 확인하는 등 비상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앞서 내놓은 단기·중장기 대책 모두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부산한 정부 대응이 언제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철강·조선·자동차·석유·석유화학 5개 업종별 협회와 KOTRA·무역보험공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수출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윤상직 장관이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유관 업종 전체가 아닌 일부 업종 회의에 장관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최근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 수출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6년 만에 가장 큰 감소세(14.7%)를 기록했다.

간담회 참석 업종은 우리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최근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월 선박과 석유제품 수출은 40~50% 이상 급감했다. 저유가로 제품단가가 하락한데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시장 여건이 악화됐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를 계기로 품목별 수출 동향 분석 체계를 주간 단위로 전환한다. 그간 산업부는 전체 수출 외에 세부 품목 수출은 월 2회 분석·대응했다. 앞으로는 매주 품목별 현황을 확인해 보완대책을 즉시 마련한다. 차관과 무역투자·산업경제실장 등이 수출 정책 이행상황을 챙기고 기업 현장애로 해소에 나선다.

수출 부진 타개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산업부는 올해 수출이 부진하자 수차례에 걸쳐 수출기업 간담회와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4월과 7월 각각 단기, 중장기 수출 대책도 내놓았다.

아직은 가시적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최근 수출 부진은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 등 구조적 요인이 큰 탓이다.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정부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지만 결국은 유사한 대응을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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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7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 긴급 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간담회 평가도 엇갈렸다. 윤상직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노동개혁’을 첫 번째 과제로 내세웠다. 윤 장관은 “노동개혁을 시급히 이뤄내야 한다”며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일까지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이루어지길 강력히 촉구한다”는 주문도 했다.

장기적으로 노동 생산성이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지만 긴급 수출점검회의에서 노동개혁을 1순위 과제로 제시한 것이 적절한지 논란거리다. 이날 소집된 업종의 수출 부진은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 요인이 가장 크다. 수출 점검회의가 정부 역점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로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사업재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조속 처리 등에 관한 내용도 논의됐다”며 “노동개혁은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 정부, 수출 부진 대응 일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수출 비상 걸린 정부, 긴급점검만 되풀이…언제 효과보나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