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 조건으로 준전시상태를 해제키로 남한과 합의한 뒤 관련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동·서해 잠수함기지를 이탈해 한미 감시망을 벗어났던 북한 잠수함 50여 척 가운데 일부가 소속 기지로 복귀하는 징후가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됐다.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평안북도 철산군의 모 기지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으로 60여㎞ 거리의 고암포로 전진 배치됐던 공기부양정 10여 척도 원래 기지로 이미 돌아갔거나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대북 확성기 방송 타격 등을 위해 전방지역으로 전개된 일부 정예 특수부대 요원도 원부대 복귀가 점쳐진다.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매뉴얼에 따라 잠수함, 특수전 요원, 공기부양정 등 북한군의 핵심 3대 침투전력은 모두 소속 기지를 떠났었다.
북한 노동자들도 군복 대신 작업복으로 다시 갈아입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23일 기자들이 군복을 입은 채 방송에 나서도록 하는 한편 군복을 입고 일하고 있는 원산구두공장 근로자의 모습을 내보내는 등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킨 바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일 소집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통해 21일 오후 5시(남한시간 오후 5시30분)를 기해 전방지역 군부대에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를, 전방지역 전체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이후 북한은 전방부대가 일제히 군사적 행동 준비를 완료했다면서 “남한의 심리전 수단들이 우리 조준경 안에 들어있다”고 위협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