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위세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난 PC 시장이 다시 꿈틀거린다. 새로운 운용체계(OS)와 강력해진 메모리반도체, 신형 프로세서 등 삼각편대가 변화를 이끌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활기를 잃은 PC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신학기, 새해 특수를 노린 신제품이 등장해도 시장 반응을 싸늘했다. 지난 2분기 PC 출하량이 1년 새에 13%가량 줄어들었다. 해외 시장도 형편을 크게 다르지 않다.
동력을 잃은 PC 업계뿐만 아니라 반도체 시장에도 여파가 이어져 메모리 반도체 업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PC용 메모리 생산 비중을 낮추고 모바일이나 서버용 메모리에 집중하는 등 불황 파고를 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에 서둘렀다. PC가 이제 역할을 다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올 상반기까지는 전망이 맞아떨어지는 분위기였다.
인텔이 다음 달 6세대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 출격을 예고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OS ‘윈도10’과 서버용으로 자리 잡고 있는 D램 DDR4를 결합한 강력한 신형 PC 군단이 몰려온다. 윈도10에서 지원하는 음성인식 서비스와 4K 영상을 다른 디스플레이로 전송하는 기능을 모두 지원할 정도로 성능이 높아진다. 형태도 다양하다. 하반기 주력 노트북은 태블릿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 제품이 차지한다. 모바일 수요층을 겨냥한 것이다. 워크스테이션 성능을 갖춘 노트북도 기대작이다. 기능과 성능이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에서부터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수요층도 함께 늘린다.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 연말께에 PC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PC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IT 경기를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신학기와 방학 시즌을 맞이해 내놓은 신제품은 흥행 여부가 부품과 유통까지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에 밀려 주역 자리를 내놨지만 올 하반기는 부활을 시도한다. 침체된 IT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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