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초연하게 꾸준히 묵묵히

나는 프로강사다 (11) 역경 없는 성공은 큰 의미가 없다

빈현우 원장 열정의 비밀 토크 [고혜성쇼] /출처 : 유튜브

“도전과 열정”

‘미래가 먼저 온다’는 확신을 가지고 인내와 끈기로 일에 임하게 되면 ‘임계점’을 뚫게 된다. 이 원리는 대부분의 일에 적용될 수 있다. 이 원리를 알게 되면서 나는 거의 모든 일에 이 원리를 적용시킨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예기치 못한 일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항상 일어난다. 한 강의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D대학교의 최고경영자 과정 강의. 강의 주제는 ‘경영인을 위한 스피치.’ 그런데, 그 날 따라 청중이 유독 반응이 없다. 강사를 보고 듣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저 물끄러미 보는 듯한 느낌이다. ‘허걱, 도망가고 싶다. 이 시간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물론, 예전에는 그랬다. 미래가 먼저 온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말이다.

‘흠… 청중이 반응이 없군.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왔어. 한 걸음 더 도약할 절호의 기회다.’ 지금의 반응은 이렇다.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정말이다. 비단 강의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날 때의 나의 반응은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어라? 이건 의외인데? 재밌겠는걸.’

그 날도 마찬가지다. 강의 초 중반의 청중의 반응이 어떻든 강의는 항상 환호와 함께 박수로 마무리될 것이다. 그건 당연한 거다. 왜냐고? 강사가 빈현우이니까! 먼 미래는 아니라도 좋다. 한 시간 후의 미래 또한 마찬가지다. 미래를 먼저 가져오는 거다. 내 마음 속에 펼쳐진 그 날의 한 시간 후의 미래는 만족스럽게 웃는 청중의 박수갈채다.

그래. 미래가 정해졌다. 그렇다면 그 미래를 현실로 가져오면 된다. 어떻게? 열정적으로. 그렇다. 미래는 정해져 있으므로 내가 할 일 또한 정해졌다. 예기치 않은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도전하여 임계점을 넘어서는 것.

자, 그렇다면 어떻게 미래를 실현시킬 것이냐. 청중의 눈빛, 표정, 세세한 움직임까지 살핀다. 교육담당자로부터 미처 전해 듣지 못한 청중의 성격을 파악해 본다. 그들 대부분은 펜을 들고 필기를 하고 있다. ‘흠… 지식을 추구하시는 분들이군. 오케이! 처방전 나왔어.’

그들은 배움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정말 훌륭한 미덕을 가진 분들이다. 그러니 먼저 그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에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 그리고, 이제 당신들의 배움을 나누어야 함을, 그것은 당신들의 사명임을 역설한다. 배움은 나눌 때 가치가 있음을 역설한다. 그들의 미덕에 열정을 더하는 것이다. 나의 열정을 청중에게 전염시키는 것이다.

“헨리포드가 말했습니다. ‘배우는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젊은이다’ 라고요.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여러분들은 진정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십니다.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 여러분, 지식은 베풀 수 있을 때 지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배움은 나눌 때 가치가 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배움을 향한 열정 정말 대단하십니다. … 우리 오늘은 우리의 지식을 나누는 방법을 직접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그들의 눈빛이 새로운 빛을 띄기 시작했다. 그렇다. 열정의 눈빛이다. 열정의 얼굴이다. 열정의 세포로 거듭난 그들이다. 그들이 비로소 펜을 놓고, 이제는 그들의 지식을 나누는 법을 배우려 한다. 강의장은 새로운 분위기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들은 입을 열었고 미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점잖던 강의장은 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활기가 돌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사실 강의 전에 교육담당자가 가능하면 20분 정도 빨리 마쳐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예약되어 있다고 했다. 어느덧 약속한 시간이 되었다. "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그 순간, "강사님, 우리 시간 많아요. 더 해 주세요." 라고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친다.

청중을 둘러 보니 모두들 같은 표정이다. “여러분 괜찮으시겠어요?” 그러자, “네.”라고 일제히 대답한다. 재차 확인한다. "여러분 더 할까요?" 그러자, "네."라고 일제히 대답한다. 그들은 그들의 배움이 귀하게 쓰일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배움을 실천하고 나눌 때 비로소 가치가 있음을, 그리고 그들의 배움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를, 그들의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기 시작했으니, 어찌 시간이 아까우랴.

대학교의 최고경영자 과정에 오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사회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계시는 분들이다. 흔히 말하는 부나 권력 중 하나는 확보하고 계시며, 이제는 명예롭게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다. 강의를 통해 그분들에게 실천하고 나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하나임을 말씀 드렸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피치 능력’과 ‘표현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씀 드렸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약간 초과해서 열정적으로 하나가 되었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 동시에 이타적인 존재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이기적인 욕구와 함께 이타적인 욕구를 함께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기적인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새로운 욕구를 찾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타적인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타적인 욕구란 무엇일까? 그것은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욕구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펼쳐지게 도움을 주는 것. 그렇다. 그들도 그런 삶을 원했다. 그렇기에 그들도 그들이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인 ‘스피치 능력’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알고 보면 누구라도 그러하겠지만 말이다. 그 날 ‘경영인을 위한 스피치’는 너무나도 행복한 강의 중의 하나로 기억된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그날의 마지막 강의는 그렇게 끝났다. 오전 강의, 오후 강의에 이은 세 번째 강의였다. 노트북을 챙기며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청중 한 분이 오신다. 처음부터 끝까지 뒷켠에서 팔짱 끼고 다리 꼬고 지켜 보시던 청중 한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다. 웬만한 강사였으면 아마 이 분에게 압도되어 주눅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강사님, 강의 잘 들었어유. 식사 하고 가세유." 라고 하신다. “아 네, 저도 그러고 싶은데, 서울로 바로 올라가야 해서요.” 라며 정중히 양해를 구한다. 가방을 들고 나가는데, 또 한 분이 오신다. 중반 이후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여성분이다. 내게 악수를 청하며, "강사님, 여기 밥 맛있어유. 드시고 가세유." 하신다. 또 다시 정중히 양해를 구한다.

강의장을 나서니 교육담당자가 강의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강사님, 오늘 강의가 정말 너무 좋다고 나가면서 난리예요. 강사님 보고 같이 회식 가자고 하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래요? 뜻 밖인데요? 초반에 어찌나 반응이 없던지. 살짝 당황했어요. 하하. 오히려 덕분에, 멋진 도전의 기회를 주셔서 저는 더 좋았습니다."

강의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적당히 하고 20분 전에 강의를 끝내달라고 하던 그는 강의 시작 전과는 달리 무척 밝은 얼굴이다. "강사님, 여기는 충청도예유. 오늘 이 정도면, 완전 최고여유." 하며 농담까지 건넨다. "아, 그렇구먼유. 여기가 그 돌 굴러 가유~ 하는 바로 그 동네구먼유." 충청도 말을 흉내 내며 맞장구를 치는 나를 보고 그도 한 바탕 웃어 제낀다. 둘은 그렇게 한참을 담소를 나눈다.

그 날 강의 주제 중 하나인 ‘스트레스관리’로 이 상황을 풀어 보자.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런 저런 일들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아, 열 받아”, “아, 스트레스 받아”. 이처럼 우리는 스트레스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그런데, 엄격하게 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저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일 뿐이다. 즉 스트레스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스트레스 원’인 것이다. 그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는 아니다. 반응 없는 청중은 그저 `스트레스 원`일 뿐이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원, 스트레스 대처, 스트레스 반응으로 나눠진다. 만약 내가 그 스트레스 원을 회피해야 할 대상으로 보면 도망가려고 하는 반응을 보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가 이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의 흐름을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 스트레스 원을 도전의 기회로 해석하면 도망가는 대신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즉 스트레스 원을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의 흐름을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한다.

잘 파악해 보면, 어떤 상황이 일어났느냐 하는 것은 인생을 좌지우지 하지 못한다. 어떤 상황이 일어났는가 보다, 그 상황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기 시작하면, 인생의 모든 사건들이 비로소 도전과 성장의 기회로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 아침,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아, 오늘은 어떤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만날까?’ 그 날의 강의 또한 내게 그런 도전과 성장의 기회였던 것이다.

“초연하게 꾸준히 묵묵히”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서 크리슈나무르티는 "청중이 눈빛을 반짝이고 호응이 좋으면 강의하는 재미가 없다. 청중이 반응이 없고 나에게 적대적이면 나의 열정이 살아난다." 라고 했다. 반응 없는 청중은 어떤 강사에게는 스트레스 상황일 텐데, 어떤 강사에게는 강의의 이유가 된다. 반응 없는 청중을 대하는 방식에서는 나도 크리슈나무르티와 같다. 도전과 성장의 기회인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뜻 밖의 난관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서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 그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을 한다. 그런데 그 어느 정도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한다. 회피하거나 도망가려는 마음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이라든지 ‘성취감’이라든지 ‘행복감’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크게 맛보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인생을 잘 분석해 보면, 역경 없는 성공은 큰 의미가 없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 얻은 것에는 별 다른 성취감도 없다. 저절로 주어진 것에는 큰 행복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날 내가 큰 성취감을 느낀 이유는 반응 없는 청중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강의를 해 내었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난관을 이겨 내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할 때 고난과 역경이 닥친다면, 그것에 비례하여 그 일을 해 내었을 때의 성취감 또한 클 것이라 생각하라. 그리고 중단하지 말라. 그 고난과 역경에 휩쓸려 열정이 줄어드는 일 따위는 더 이상 당신 인생에 일어나게 하지 말라. 그 일을 이루고 난 이후에 당신이 맛 볼 거대한 성취감을 미리 만끽하라. 당신의 마음에 생생하게 당신의 미래를 가져와라. ‘미래가 먼저 온다’는 강한 확신으로 당신의 미래를 먼저 실현시켜라. 그리고 ‘태양 같은 열정’이 그대의 온 몸과 마음을 감싸게 하라. 그리고 당신의 열정을 전염시켜라.

그 날의 강의는 10월 22일에 있었다. 그리고, 10월 31일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강사님, 안녕하세요? 혹시 11월에 한 번 더 와주실 수 있으세요?” 11월에 앵콜특강을 해 달라는 것이다. “제가 교육을 담당하게 된 이후로 청중들이 앵콜특강을 요구해 온 경우는 처음이예요.”라는 말과 함께.

생각해 보시라. 열광적인 청중은 누가 와도 열광적이다. 반응 없는 청중은 누가 와도 반응이 없다. 열광적이건 반응이 없건 그것은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원래 열광하는 청중이 당신에게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원래 반응 없는 청중이 당신에게 반응이 없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초연하게 당신의 갈 길을 꾸준히 묵묵히 가는 것이다. 반응 없는 청중은 오히려 당신에게 기회다. 거절하는 고객은 오히려 당신에게 기회다. 왜냐하면, 그들은 평상시에도 반응이 없었을 것이고 거절을 해왔을 것이니까. 그리고 그들을 만났던 다른 이들은 주눅이 들었을 것이고 그들과의 좋은 관계를 이끌어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당신에게는 분명 기회인 것이다. 그럴 때 당신이 할 일은 분명하다. 당신은 그저 당신이 준비한 강의를 하고, 당신이 준비한 제안을 하면 된다. 초연하게 묵묵히 꾸준히 말이다. 그리하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을 것이고 그 분이 오실 것이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이런 원리는 동일하다.

아! 그리고 최근에 또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바로 D대학교다. 4월, 5월 두 건의 CEO스피치 특강을 미리 예약하신다고 한다. 어쩌면 최악이 될 뻔한 그 날의 강의는 해를 넘어 이어지는 앵콜강연과 함께 최고의 강의로 기억된다.

이렇듯 앵콜강연 요청은 이어지고 있었고 나는 최고의 대우를 받는 프로강사가 되어 있었다. 책을 쓰기 시작한지 딱 1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공대를 졸업한 필자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되고 프로강사가 된다. 저서로는와 가 있다.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한국리더십센터 등에서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을 진행한다. 2달만에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든 스토리와 1년만에 앵콜강연 요청을 받는 프로강사가 된 열정의 비밀을 칼럼을 통해 연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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