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형준 한국세라믹학회장

“세라믹은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소재지만 동시에 첨단 기술을 실현하는 핵심 소재이기도 합니다. 대학과 기업 협업 수위를 높여 첨단 소재 혁신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올해 창립 58주년을 맞은 한국세라믹학회 김형준 학회장(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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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공정과 장비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다수 포진했지만 정작 핵심 재료 국산화는 미진한 게 현실이다. 세라믹은 신소재로 활용하는 파인세라믹, 반도체 칩 등 전자 부품에 사용하는 전자세라믹 등으로 분야가 다양하다. 첨단 신소재로 꼽히는 그래핀도 세라믹의 한 분야다. 원료는 수입에 의존하지만 연구개발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가공해 새로운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에 가능성도 높다.

한국세라믹학회는 지난 4월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 학회장은 무엇보다 올해부터 학회 소속 교수진과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연구개발을 돕고 첨단 제품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국내 여러 기업이 세라믹 기반 첨단 반도체를 연구개발 중이다. 전기차 전력 반도체, 산화물 반도체 기반 Re램(저항변화형 메모리) 등 다양한 첨단 반도체는 세계 시장이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야다. 세라믹은 첨단 반도체에 없어서는 안 될 소재다.

김 학회장은 “국내 재료 분야 전문 인력이 많지만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이 분야 전문 대기업이 적고 산업 규모도 작다”며 “오랜 시간 연구하고 투자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유독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학회장은 “기업 속성 상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상용화할 수 있는 분야에 단기 연구개발 투자만 하게 된다”며 “때문에 정부가 장기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에 꾸준하게 자금을 지원하는 노력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9년간 진행하는 10대 핵심소재(WPM) 사업처럼 재료 분야도 장기적 비전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절실하다”며 “과거 철강을 모두 수입해 사용했지만 오랜 연구개발과 투자로 지금은 세계적 철강 수출국으로 바뀐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라믹학회는 기업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체계를 준비 중이다.

김 학회장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재료 산업 현실상 연구개발을 지속하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학회의 전문성이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의 개발 성과로 이어지도록 가교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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