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배터리 1위 발판…'500원 크기' 연내 양산
LG화학이 글로벌 소형 배터리 시장 1위를 노린 강력한 신무기를 내놨다. 중대형 배터리 점유율 1위에 이어 소형까지 선두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업계 처음으로 ‘헥사곤(Hexagon)’ 배터리를 개발하고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헥사곤 배터리는 스마트워치용 육각형 배터리다. 지금까지 원형 스마트워치에 사용된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 배터리와 비교해 공간활용도와 디자인 자유도가 뛰어나다. 원형에 가까운 배터리 모양을 갖췄기 때문이다. 제품 소형화뿐만 아니라 최대 25%까지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기존 대비 네 시간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헥사곤 배터리 양산에 나서는 것은 최근 원형 디자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원형 스마트워치용 배터리 기술개발에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손목시계 시장에서 원형 디자인 비중이 90% 이상인 데다 최근 글로벌 IT 업체가 원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워치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16년까지 스마트워치가 전체 손목시계 시장 40% 이상을 차지하고 2020년에는 1억개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은 헥사곤 배터리 출시를 시작으로 어떤 형태로든 제작 가능한 소형 ‘프리폼 배터리(자유로운 모양 전지)’ 사업을 강화한다. 프리폼 배터리는 LG화학 특허 기술인 ‘스택 앤드 폴딩(Stack & Folding)’ 방식을 적용해 어떠한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스택 앤드 폴딩 방식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등을 층층이 쌓아서 접은 뒤 전해질을 주입하는 기술이다. 디자인 자유도와 에너지 밀도, 안정적 성능 구현 등 경쟁기술인 와인딩(Winding) 방식에 비해 활용 분야가 넓다.
LG화학은 지난 2013년 ‘스텝 배터리(Step Battery)’ ‘커브 배터리(Curve Battery)’ ‘와이어 배터리(Wire Battery)’를 개발하며 소형전지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수년 내 ‘L’자형과 배터리 가운데 구멍이 뚫린 ‘ㅁ’자형 등 신제품도 양산할 계획이다. 내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 기존 ‘사각’ 배터리보다 20% 이상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2013년 이후 프리폼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고객사 10여곳을 확보했다”며 “시장을 선도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키워가는 것으로 2018년 소형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