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은행신탁에 자금 몰린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시중 자금이 ‘은행신탁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수수료 수익을 내는 개인신탁자산관리 확대로 시중은행이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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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퇴직연금 시스템 <출처 : 신한은행>

신탁은 고객의 돈을 모아 대출이나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려 만기가 되면 원리금을 돌려주는 상품을 말한다. 현재 국내 은행 20개사, 증권사 20개, 보험사 6개사가 신탁업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말 은행, 증권, 보험사 등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는 전년 대비 49조원 증가해 545.7조원 규모다. 1년 새 약 10% 증가했다. 이 중 은행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데 수탁 자금이 전년대비 15.3조원 가까이 늘었다.

2012년 신탁법이 개정되면서 영업권과 같은 무형자산도 신탁 자산으로 인정되는 등 금융권이 운용할 신탁 자산범위가 넓어진 게 신탁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사상최저점(1.79%)을 찍은 이후 예대마진에 의존해온 은행의 수익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은행 신탁은 중장기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증대시켜줄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른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이 1%대로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은데 수수료 수익 창출 여지가 많은 자산관리 분야 확대가 불가피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수신구조가 단기화 되고 인터넷은행 출범 등에서 비롯된 비은행권과의 경쟁, 계좌이동제가 실시될 경우, 은행이 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탁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탁자금이 증가하면서 신탁 보수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말 신탁보수는 전체 1조원 규모로 특정금전신탁과 담보신탁 보수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약 20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은행은 특정금전신탁 수탁금액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1612억 원이 증가한 6143억 원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최근 신탁 업무 강화의 일환으로 신탁연금본부를 창설했고 국민은행도 은행 신탁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퇴직 연금과 관련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퇴직연금 제도부터 세무 상담 등 총 17개 분야로 나눠 집중 연수를 실시했다.

권우영 수석연구원은 “아직은 신탁 지금이 대기성 단기 자금으로 치우친 면이 있고 신탁 상품의 다양성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며 “저금리 기조에 맞춰 은행도 이자수익이 아닌 신탁자산관리와 같은 수수료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지금과 같은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