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국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금리인하에 이어 정부가 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쓴 셈이다. 메르스 사태로 내수경기는 끝없는 하향곡선이고 수출도 뒷걸음질치자 15조원을 투입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25일 “15조원 이상 재정보강을 추진하겠다”며 힘줘 말했다. 추경은 메르스와 가뭄 등 재난 대응과 수출, 청년고용을 비롯한 서민생활 안정에 집중 투입한다고 밝혔다.
추경 편성을 환영한다. 추경 편성은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세수를 늘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작금의 경제상황을 방치하게 되면 더 큰 국가 위기가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잠재력이 회복 불능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세월호 충격으로 민심은 꽁꽁 얼어붙었고 기업 투자도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도 이러한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추경 편성 효과를 보기 위해 신속하고 적절한 처방전을 내려야 한다. 어차피 추진할 것이라면 국채발행이든 각종 기금변경이든 부담을 안고서라도 빠르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지방재정 집행률을 높여 지역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수출과 내수가 함께 좋은 성적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 관련 기관의 예산 조기집행도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수출 활성화 대책 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수출 최전선에 있는 기업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현장을 살펴야 한다.
추경에 대해 경제단체와 기관, 기업의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여야도 추경에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추경은 메르스를 극복하고 가뭄으로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농심, 손님이 끊긴 유통시장,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위로할 단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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