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지난 수년간 해외진출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해외점포수 늘리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행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은행 해외점포(2014년 말)는 세계 36개국에 162개가 운영 중이다. 점포 소재지별로 베트남이 18개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중국(15개), 홍콩(12개), 일본(10개), 인도(10개)로 아시아 지역이 107개로 전체 66%를 차지한다.
해외점포 자산규모로 따지면 총 873억3000만달러(약 95조9494억7100만원) 규모다. 이는 국내 총 자산 4.7%에 그친다.
JP모건이 해외 자산 규모가 약 30%, 일본계 미즈호 은행이 약 44%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국내은행 해외 진출 시도가 수년간 계속됐지만 여전히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중은행이 해외 지점을 개설했다고 경쟁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은행 혁신성 평가를 염두에 둔 보여주기 식인 면이 사실 짙다”며 “해당 지역 한국 기업에게 영업하는데 그친 국내은행 해외점포 개점은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금융업계에서는 1.5%대 초저금리로 예대마진 감소, 장기화된 저성장 국면으로 패러다임이 대대적으로 바뀜에 따라 더 이상 국내 시장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다.
국내보다 자산 증가율이 훨씬 높은 동남아 등 신흥국 중심으로 진출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시킬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은행의 해외 진출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언어, 문화차이를 비롯해 현지 금융규제, 소매 금융 공략, 환리스크 등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무리하게 해외사업을 펼쳐나갔다가 부실이 났을 때는 이를 추진했던 행장이 책임을 져야하니 해외사업에선 대체로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은행의 해외 진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 등의 제스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 자산 증가율을 주목해 정교한 현지화 전략을 짜서 현지인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은행권 해외 진출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한다”며 “해당 국가 중소 금융사를 인수합병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금융감독원>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