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나는 이렇게 투자했다] <4> 이정석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이사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엔터테인먼트와 IT에 집중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다. 영화, 드라마, 공연, 애니메이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계열에서도 영화 부문 투자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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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콘텐츠투자본부 책임심사역(이사)

이정석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콘텐츠투자본부 이사는 “모태펀드나 연기금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국영화에 80% 투자하고 있고 우리가 투자한 영화끼리 극장에서 경쟁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1997년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일을 시작해 15년 넘게 영화산업에 몸담고 있다. 일신창투와 코리아픽처스, 쇼이스트 등 내로라하는 영화투자배급회사에 VC를 거쳤다. ‘친구’ ‘조폭마누라’ 같은 흥행작 탄생을 도왔다.

이 이사는 “1970~1980년대에는 극장에서 직접 돈을 대서 영화를 만들었고 1990년대 중반부터 삼성, 대우 등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영화제작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 모태펀드 영화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문화산업 외연확장이 이뤄졌다.

그는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시스템이 갖춰지고 투자제작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갔다”며 “영화부문의 정산시스템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가장 투명해진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영화 관객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관객은 새로운 시도와 완성도 높은 영화 모두를 요구한다면서 ‘인터스텔라’나 ‘비긴어게인’ 같은 영화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큰 주목을 받으며 성공을 거둔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는 한계가 있으며 중국과의 영화 공동 제작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이사는 “배우만 믿고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시장이 요구를 파악하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시장과 제작 초기부터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상반기 영화시장에 걱정을 감추지 못 했다. 작년에는 ‘명량’ ‘국제시장’ 같은 흥행작이 나왔지만 올해는 외산영화 흥행에 밀려 ‘참패’ 수준이라는 평가다.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스물’ ‘악의연대기’ ‘차이나타운’ 4편 정도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수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그는 “1000만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 곧 영화산업이 성공했다는 지표가 아니다”라며 “큰 영화일수록 제작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투자수익률이 낮아지고 300만~400만 영화가 더욱 다양하게 등장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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