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나온 산학협력선도대학(LINC·링크)육성사업 연차평가 후폭풍이 거세다.
‘보통’과 ‘우수’ 등급을 받은 상당수 대학이 올해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무엇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등급 평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일선 링크사업단 관계자들은 “결과적으로 등급을 받긴 받았는데 왜 이렇게 나왔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잘한 것은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교육부는 매년 링크사업 평가 후 해당 대학에 등급 결과와 종합 평가 의견서를 보낸다. 평가 결과를 심사위원이 서술형으로 작성한 것이다.
하지만 종합 의견서는 전부터 담고 있는 내용이 두리뭉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는 ‘매우우수’와 ‘우수’ 등급의 경우 ‘우수하다, 평가할 만하다, 잘 돼 있다’ 일색이다. ‘보통’ 등급 의견서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 문구가 많았다.
우수 등급을 받은 한 링크사업단장은 “우수 중에서 사업비가 가장 낮은 하위 등급 우수를 받았다. 평가 결과는 그렇다 쳐도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이번 평가를 토대로 향후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링크사업단 일선 현장 혼란은 매년 평가 후 반복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등급별, 동일 등급 내 사업비 차등 폭이 커져 상대적으로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단계 링크사업 참여 55개 대학을 대상으로 연차평가를 진행했다.
전년도 사업평가(정량 및 정성, 수요자 만족도 조사)를 통해 13개교에 ‘매우우수’, 29개교에 ‘우수’, 13개교에 ‘보통’ 등급을 내렸다. 대학 간 경쟁 촉진과 우수 대학에 인센티브를 확대해 사업성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 아래 기존 30억~58억원 사이의 사업비 차등 규모를 20억~60억원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전년과 같은 ‘우수’를 받았어도 사업비는 10억원가량 줄어든 대학이 생겨났다. ‘보통’을 받은 곳은 20억원대 불과하다. 보통을 받은 대학은 사업 포기를 고민하고 우수를 받은 대학도 상당수 불만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평가 구조라는 얘기다.
줄어든 사업비를 메우기 위해 편법으로 사업비를 사용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줄어든 링크사업단 인건비를 대학 본부가 메워주고 대신 링크사업비로 대학 기자재를 구입한다는 내용이다.
지역 링크사업단 관계자는 “교육부는 평가 결과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대학별, 세부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혼란과 사업에 대한 비판도 줄어든다”며 “무엇보다 각 사업단마다 한 해 사업비 폭이 10억원 이상 차이가 나면, 늘고 줄고를 떠나 사업 운영 자체가 매끄러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일수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장은 “매년 컨설팅을 통해 우수 성과는 확대하고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또 사업단이 원하면 언제든 연구재단, 교육부와 소통해 평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올해 연차평가는 그 어느 때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