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수출기업 70%가 현지화 테스트베드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W 업체 상당수가 수출 제품 사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SW 제품은 수출에 앞서 현지화는 필수요소다. 사용자 환경에 민감해 국내에서 문제없이 구동되던 SW가 해외에서는 아예 작동이 안 되는 일이 많다. 운용체계나 애플리케이션에 따라서 성능 차이가 크다. 국가마다 SW 메뉴에 쓰는 용어와 뜻도 완전히 다른 사례가 많아 사전에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성능뿐만 아니라 엉터리로 번역된 사용설명서나 부실한 현지 서비스 지원 체계도 수출을 막는 걸림돌이다. 국내에서는 신경도 안 쓰는 단순 오류가 해외에서는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수출을 추진하면서 현지화 작업에 소홀해 품질 검증 단계에서 거부된 기업도 상당수다. 성능 평가에 까다로운 일본에 SW 수출을 추진하던 중견 업체는 일본어 사용설명서에서 발견된 오자로 아예 일본 수출길이 막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컴퓨터 환경에 무지한 아르바이트생에게 번역을 맡겼다가 제품 개발에 들인 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수출에 앞서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기 위해서 현지화 테스트베드를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 수출 확대를 위한 지름길이다. 일부 기업이 비용 문제로 가상환경에서 현지화 테스트를 진행하지만 한계는 많아 보인다.
전문 인력 확보도 과제다. 현지 컴퓨팅 환경에 정통하고 언어 구사 능력도 현지인 수준이어야 한다. SW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표준까지 충족하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작업까지 필요하다.
영세한 SW 기업에는 요원한 이야기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유일하게 SW기업 현지화 작업을 지원하지만 많은 수출기업을 모두 대응하기는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제도를 넓히는 것이 해법이다. 예산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정부가 선언한 SW 중심사회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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