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고도화되면서 검사·테스트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제조업체가 검사·테스트 부문을 직접 처리했지만, 최근에는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독자 기술을 보유한 검사·테스트 업체는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테크놀러지·하이비젼시스템·디티앤씨 등 검사·테스트 업체가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움켜쥐었다. 세 회사 모두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고수하고 있다. 정보기술(IT)·자동차 전장 산업 내 자동화 비중이 커지면서 검사·테스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영테크놀러지는 3D 검사 장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고성장했다. 3D 인쇄검사기(SPI)와 3D 부품실장검사기(AOI)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최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2013년 미국 업체 14나노 핀펫(FinFET) 후공정 라인에 3D 검사장비를 처음 공급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도체 다이(die)가 기판(substrate)에 제대로 배치됐는지 검사하는 장비다. 최근 14나노 핀펫 기술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국내 업체에 패키지온패키지(PoP) 검사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실리콘관통전극(TSV) 3D 검사장비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하이비젼시스템은 고화소 카메라모듈 검사장비에 특화된 기술을 확보해 성공한 기업이다. 최근 비전 인식과 액티브 얼라인(Active Align)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장비뿐만 아니라 3D 프린터 시장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고화소 카메라모듈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검사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협력사뿐만 아니라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도 하이비젼시스템 검사 장비를 쓰고 있다. 저가 검사 장비를 쓰던 중국 업체도 최근 하이비젼시스템 제품을 구입하는 추세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지난 몇 년간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장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디티앤씨는 제조된 제품이 각 국가 내 품질·안전·환경 관련 규제를 충족하는지 입증하기 위해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다. 최근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험인증 등 비무역장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무선통신·자동차 전장·의료기기 등을 선진국에 수출하려면 까다로운 시험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디티앤씨는 이 시장을 겨냥해 시험인증 역량을 강화해왔다.
이 회사는 현재 191개국 해외 인증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고객사만 400개에 이른다. 국내 처음으로 무선통신 자동화 측정 시스템을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동차 전장·의료기기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향후 우주항공·선박·방위·원자력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IT·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검사·테스트 산업에서도 세계적인 업체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