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민간·국책 경제연구기관장은 국내 제조업 생산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규제완화와 기업 사업재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주요 민간·국책 경제연구기관장은 대내외 여건 변화에 맞춘 국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는 수출·환율 등 실물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윤상직 장관과 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한국경제연구원·포스코경영연구원·SK경영경제연구소 5개 민간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산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3개 국책연구기관 원장·부원장이 자리했다.
참석자는 우리 수출과 제조업 여건 변화에 주목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무역수지 흑자와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가격경쟁력이 낮아지면 해외 생산이 증가하면서 국내 제조업 생산기반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원장은 국내 모 기업을 예로 들며 “국내외 공장 비교시 임금·생산성 모두 국내가 저조해 제조업이 남아있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부문장은 “일본 기업은 엔저로 수익성이 개선되자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성 증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제는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은 고품질 제품 생산을 자국으로 전환하는 ‘국내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이드 인 재팬’ 이미지를 활용해 국내 생산제품을 해외에 수출, 보다 많은 이익을 얻는다. 동시에 해외서 거둔 수익을 국내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다.
우리 제조업 대응방안으로는 기업 스스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에 나서고 정부 규제완화, 세제개편, 창업지원, 신기술개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있었다.
정부는 대외 요인 변화에 맞춰 수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글로벌밸류체인(GVC)을 고려한 수출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차세대 수출챔피언’으로 키우고자 핵심 장비·기자재 수입시 세제지원을 검토한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비해 자발적 사업재편에 나서도록 ‘(가칭)사업재편지원특별법’ 입법을 적극 추진한다.
기업간 협업 생태계도 구축한다. 윤상직 장관은 “우리나라는 모든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몇 안되는 나라”라며 “국내 기업간 장벽을 없애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