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증권가는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을 지난 4분기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발목을 잡았던 재고가 조정되고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중저가 시장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회복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IM부문 1분기 영업이익을 2조4000억원~2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현대증권과 KTB투자증권은 2조5000억원, BS투자증권은 2조4300억원, KB투자증권은 2조5600억원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은 2조3000억원으로 평가했다. 평균 2조48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지난 4분기 1조9600억원보다 약 27%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라인업을 축소하고 지난해 하반기 충분한 재고조정을 진행한 점, 이에 따른 비용 감소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갤럭시A, 갤럭시E 시리즈 등 중저가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풀이됐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분기보다 400만대 증가한 7900만대로 추정됐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2분기와 4분기에 마케팅 비용을 집중하기 때문에 1분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다”며 “전체 휴대폰 출하량도 직전 분기보다 600만~700만대가량 늘어나면서 매출액과 마진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2분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출시되면서 IM부문 실적 개선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늘면서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IM부문 영업이익 3조원 이상을 바라보는 전망도 적지 않다.
증권업계는 IM부문이 성장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분야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올해 IM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12조원으로 지난해 14조5600억원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6가 출시되더라도 IM부문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스마트폰 디자인이 개선되고 성능이 높아지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출하량을 4200만대로 전망했다. 증권가가 5000만대 이상으로 전망하는 것과 달리 보수적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0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인기가 2분기에도 계속되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디자인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망의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는 안드로이드 진영 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경쟁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까지 감안하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IM부문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단위:조원)/자료:삼성전자·증권사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