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국회가 발의하면서 게임 규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개정안은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안을 담았다. 아이템을 얻을 확률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공개하는 것이 골자다. 낮은 확률을 공개함으로써 사행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입법 취지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취지에 대체로 공감한다. 하지만 업계가 알아서 해도 될 일을 자율이 아닌 엄격한 법으로 제한한 것에 깊은 우려감을 표출했다. 이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가 부작용 해소 방안을 자율적으로 만드는 상황이었다. 협회는 국회 개정안과 비슷한 업계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6월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다. 이런 와중에 국회가 새치기 식으로 입법을 하자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가뜩이나 한국 게임산업의 침체가 잇따른 규제 때문이라는 논란이 빚어진 상황이다. 게임업계도 자성하면서 자율규제에 나선 마당이다. 국회가 법 논리로만 접근한 것은 융통성을 잃은 처사다. 업계 자율규제를 시행한 뒤에도 문제가 지속되면 법 규제를 도입해볼 수 있는 문제였다. 그만큼 게임업계에 불신이 깊다는 것도 반성할 대목이다. 게임업계도 말로만 자율이 아닌 게임 역기능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야 규제법 러시를 멈춰 세울 수 있다. 업계가 규제를 자초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 국회까지 이어진 규제 만능주의는 너무 심하다. 세계는 게임 강국 한국에서 잇따라 나오는 규제를 되레 의아해 한다.
업계가 진정 우려하는 것은 규제의 경직성이다. 법으로 강제하게 되면 규제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유연하게 개선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웹 보드 게임만 해도 베팅 상한선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작하면서 1년 새 시장이 70%나 위축됐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려면 지난한 재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임 셧다운제 등도 한번 제정한 다음 바로잡는 것이 여간 쉽지 않았다. 시장을 황폐화하는 게임 규제는 신중하게 처리할 일이다. 규제는 민간 자율 시행을 거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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