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수요가 지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송·산업·가정용 등 사실상 전 분야에서 사용량이 수년째 급감한 결과로 LPG업계 시름도 깊어지게 됐다.
15일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LPG(프로판·부탄) 수급 현황에 따르면 국내 총수요는 784만톤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5년 798만톤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국내 LPG 수요는 지난 2009년 929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5년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용도 별로는 수송용 연료인 자동차용 부탄의 판매량이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해 소비량은 전년 대비 5.7% 감소한 378만톤에 그쳤다. 이는 최근 LPG차량 등록대수 급감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 국내 LPG차량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5만5484대 감소한 235만5000대를 기록해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년 2만2872대가 줄어든 데 이어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131만톤으로 지난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업용 프로판 가스 수요도 전년 대비 4.3% 감소하는 등 사실상 전 분야에서 수요가 위축됐다.
이에 따라 SK가스·E1 등 LPG 수입사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LPG 수입량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548만톤으로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판매량 감소로 수입량은 4년 연속 줄어들었다. 반면에 정유사 등 국내 제조사 생산량은 311만톤으로 지난 2013년보다 15.3% 늘어났다. 이로 인해 전체 공급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859만톤을 기록해 공급과잉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는 고스란히 수입사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제 LPG가격이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재고 물량으로 인해 평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E1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든 87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LPG 수요가 반등할 요인이 크게 없어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면서 “청정 연료지만 자동차 사용 제한 등 규제에 묶여 있는 LPG의 수요처를 확대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연도별 LPG(프로판,부탄) 수급 현황 / 자료:한국석유공사>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