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방송공사(EBS·사장 신용섭)가 11일 국내 최초 지상파 다채널방송(MMS) 채널 ‘EBS2’를 개국한다.
EBS는 EBS2 채널에 다양한 교육·영어 콘텐츠를 대거 편성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지역·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계획이다.
신용섭 EBS 사장은 9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오찬간담회를 열고 11일 출범하는 EBS2 채널을 초·중·고 학습과 영어 교육 방송 콘텐츠 전문 채널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국내 최초로 MMS를 상용화하면서 고화질(HD) 지상파 채널을 추가로 하나 더 얻는 효과를 구현했다”며 “EBS2로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 격차를 해소해 교육 복지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수학 과목을 포함해 교육 콘텐츠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BS는 EBS2 채널의 초·중·고 교육 콘텐츠와 영어 학습 콘텐츠 비중을 전체 방송 시간 가운데 88.5%로 편성했다. 11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50주간 주당 7980분 분량을 방영할 예정이다.
EBS는 그동안 지상파 채널로 제공한 EBS1과 함께 EBS 플러스, EBSe 등 기존 PP 채널이 보유한 콘텐츠 가운데 학습 목적에 적합한 콘텐츠는 EBS2에 재편성했다. 유료방송에서 제공한 교육 콘텐츠를 지상파로 송출해 학습 효율을 높이는 한편, 기존 콘텐츠를 재활용해 신규 프로그램 제작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EBS1 채널 송출 업무를 맡았던 기존 기술 인력을 EBS2에 그대로 투입시켜 인건비도 함께 절감했다.
류현위 EBS 콘텐츠기획센터장은 “(EBS2 프로그램 편성은) 기존 PP 채널이 보유한 리소스를 활용했다”며 “향후 정부 예산 등이 확정되면 다양한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업계는 EBS2 채널이 EBS1 채널처럼 무료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채널은 EBS1과 달리 의무 재송신 채널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EBS2 채널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별도 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EBS2 채널을 재송신하기 위해서는 (EBS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향후 협상을 진행해 재송신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BS는 EBS2 채널 전송 신호를 ‘바이패스(Bypass)’ 방식으로 송출해 케이블TV 아날로그 상품 가입자 가운데 디지털TV를 보유한 시청자에도 MMS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바이패스 방식은 지상파 고화질(HD) 방송을 H.264, MPEG-2 등 압축 신호와 함께 원 신호인 8레벨 측파연구대(8VSB)를 송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류현위 센터장은 “EBS2 채널이 의무 재송신 범위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현재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지상파 MMS 허용 의도에 따라 채널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MS는 디지털 압축 기술로 주파수 대역 폭을 나눠 복수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1개 채널을 송출하는 데 필요한 신호 전송 용량 19.39Mbps에서 두 개 이상 HD 방송 채널을 구현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