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세이트(초경질유) 확보에 주력해온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하락에 다시 원유를 찾고 있다. 고유가에 대비해 콘덴세이트 같은 대체재 확보에 발벗고 나섰지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의 경제성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SK가 최대 주주인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콤플렉스(JAC)는 콘덴세이트 외 다른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21일 밝혔다. JAC는 SK종합화학·SK건설·SK가스 등 SK 계열사가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가동에 들어갔다. 생산능력은 연산 기준 파라자일렌(PX) 80만톤, 벤젠 45만톤, 혼합나프타 65만톤, 액화석유가스(LPG) 28만톤 수준이다.
이 공장은 원유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사용하도록 지어졌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탄화수소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함유하고 있으며 파라자일렌과 혼합자일렌도 생산할 수 있다. 지하에서는 기체로 존재하지만 지상으로 끌어올리면 액체 상태의 초경질유가 되기 때문에 원유 대체재로 정유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JAC는 당초 고유가에 대비해 콘덴세이트만을 원료로 석유제품 생산에 나섰지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제성이 역전되자 반대로 공정 개선을 결정했다.
정유 업계의 원유 비중 높이기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는 지난해만해도 콘덴세이트 등 대체재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7월 GS칼텍스가 업계 최초로 콘덴세이트를 도입했고 SK이노베이션도 뒤를 이었다. 양사가 도입한 물량은 각각 총 120만톤, 40만톤에 달한다. 여기에 원유 수출을 제한해온 미국이 최소한의 정제 과정을 거친 콘텐세이트에 한해 수출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내 도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지난해 하반기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최근 40달러선까지 주저 앉으면서 원유 경제성이 다시 상승하자 최근 업계 전략도 수정되는 분위기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콘덴세이트를 도입한 이후 아직까지 추가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원유와 콘덴세이트를 동시에 정제할 수 있어 원료 가격 추이를 보며 도입 물량을 결정한다는 계획이어서 당분간 원유 사용 비중이 높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도 아직까지 추가로 콘덴세이트 도입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기본적으로 원유를 핵심 원료로 석유 제품을 생산하면서 콘덴세이트 등 다양한 대체 원료를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제유가가 몇달 새 100달러선에서 40달러선으로 주저 앉아 원료 도입 측면에서 원유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상승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