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생에너지와 열전발전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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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발전을 위해선 에너지의 충분한 공급이 전제돼야 하며 그 중에서도 사용하기 편리한 전기에너지의 원활한 공급이 필수다. 각국은 안정적인 전기에너지 생산과 효율적 소비를 위한 기술개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5% 이상인 우리나라에 에너지 관련 산업기술개발이 더욱 중요하다.

에너지 관련 산업기술개발은 대규모 투자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또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개별적 민간 투자보다는 정부의 개발방향 제시와 이에 따른 지속 투자가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는 일찍부터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개발·이용·촉진법에 따라 수립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촉진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나온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신재생 에너지를 1차 에너지 대비 11% 수준(전력량 중 13.4%)으로 공급할 목표가 잡혔다. 그러나 2012년 기준 신재생 에너지는 1차 에너지 대비 3.18% 수준에 머물러 있다. OECD 34개국과 비교할 때 1차 에너지 비중은 34위, 발전량은 33위로 최하위다.

또 산학연 전문가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델파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기술 대비 86%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후발국인 중국과는 5% 이내의 기술격차로 쫓기고 있어 기술개발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단가는 각각 150달러/㎿h, 80달러/㎿h로 석탄발전 단가에 근접 또는 대등한 수준이다. 하지만 초기 높은 투자비용 소요와 낮은 설비 이용률(풍력 32%, 태양광 20%)이 확산에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재생 에너지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무한한 자연 에너지를 이용해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낮춘다는 점에서 미래 에너지로서 지속적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국제유가하락과 글로벌 불황에 따른 정부 투자 금액의 정체는 미래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커다란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이외 새로운 신재생 에너지 기술이 이에 대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신재생 에너지분야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잘 활용한다면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새로운 신재생 에너지 후보 기술로 바로 열전발전 기술이 있다. 열전발전은 저급 열에너지와 소규모 분산형 열에너지를 유지비 없이 직접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발전방식이다. 또 열전변환에 의한 발전은 고체 상태에서 직접적으로 에너지 변환이 이뤄지며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친환경적이다.

과거엔 열전소재의 가격이 비싸고 열에서 전기로 변환효율이 낮은 이유로 우주선 전력공급장치나 무선통신기 전원공급장치, 핵잠수함 동력공급장치 같은 우주·군사용 목적의 시스템으로 주로 개발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열전발전은 산업 배·폐열을 회수해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태양열, 지열, 도시배열, 해양 온도차 등 자연에너지원으로 전기를 얻을 수 있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역할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나노기술 발전과 세라믹 신소재 기술 발전에 따른 열전소재·모듈의 혁신적 성능 향상 가능성이 보고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연구투자 역시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된 변환 효율과 안정적 열전변환 구현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고효율 열전발전 적용분야 중 특히 수송 분야에서는 실용화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 외국 선진 자동차 기업은 1㎾급 열전발전시스템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수송분야 외에도 체온 및 기기 배열과 대기 중의 온도차를 이용한 열전발전으로 IT기기용 독립전원, 생체진단용 전원, 특수 온도센서, 정밀 수소센서 등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열전소재 개발 국가 프로젝트를 산학연 합동으로 진행 중이다. 관련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열전변환은 배·폐열 활용 분야뿐만 아니라 태양열과 지열, 연료전지, NAS전지 등과 같이 열을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와 융합해 하이브리드 복합발전이 가능하다. 앞으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 발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의 한축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서원선 한국세라믹기술원 에너지환경소재본부장 wsseo@kicet.re.kr